집회 참석차 상경 중 감전사고를 당해 투병 중이던 사회보험노조의 최진욱씨가 지난 26일 끝내 운명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고 최진욱씨는 이제 만 스물아홉의 젊은이로, 어머니와 부인,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했다. 사회보험노조 경인본부의 총무부장을 역임했던 고 최진욱씨는 지난 7일, 서울역 집회 참석차 전철을 기다리던 중 망가진 깃대를 손보다가 그만 깃대가 전차선에 걸리면서 그대로 감전사고를 당했다.

당시 사회보험노조는 공권력 투입 이후 파업 한달째를 훌쩍 뛰어넘었고, 민주노총은 서울역 광장에서 단식농성 투쟁을 벌이며 공단측의 성실교섭과 정부의 공안탄압 중지를 요구하던 때였다. 때문에 최진욱씨의 죽음은 건강보험공단 사태의 장기화만 아니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진욱씨가 운명을 달리한 뒤에도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건강보험공단(이사장 박태영)은 현재까지 파면·해고자 91명, 감봉·정직 76명 등에 이어 지난 25일 302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총 484명를 징계한데 이어, 대체인력 투입이 문제가 되자 최근에는 직장의보 직원 628명을 대체투입했다. 이에 맞선 노조의 파업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30일 고인의 장례식이 치러진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지금, 그 무엇이 고 최진욱씨와 유족들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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