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 관심사인 주5일 근무제는 어딜 가나 화제를 몰고 다닌다. 불과 며칠 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주5일제 관련 발언을 놓고 벌어진 해프닝도 마찬가지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 19일 KBS 심야토론에서 기존의 입장과 분명 '달라 보이는' 발언을 했다.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검토해서, 제1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로 처리하겠다"며 "기본적으로 우리는 주5일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이 법안이 국회에 오면 미뤄놓는 게 아니라 정식으로 각계 의견을 듣고 필요하면 노사 조정역할도 해서 결론을 어느 쪽으로든 내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이를 상당한 '파격적' 언사로 받아들였다. 한나라당이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며 연내 국회통과도 가능하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이것은 한마디로 '김칫국'이었다. 이 후보의 발언을 꼼꼼히 따져보면 기존 입장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발언 중간에 "대기업처럼 지금 실시해도 별 영향이 없는 곳은 바로 하면 되지만, 중소기업처럼 주5일제가 부담되는 곳은 노사합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법으로 아무 날 아무 시 언제부터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밝혔던 것.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중기협 간담회 발언 이후 당에서는 이 후보가 마치 주5일제를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주5일제에 찬성하지만 보다 신중해야 하고 노사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5일 근무제 입법화를 위한 한나라당의 입장 변화는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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