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노사는 하루 밤을 꼬박 새며 30시간여 동안 노동부 중재로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방중재조항의 삭제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쪽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2년동안 180명을 정규직화하기로 하는 대신 △일방중재조항 삭제는 2002년 현 집행부 임기까지 △노조 가입범위 확대 3급이상(대리급) 불가 등과 함께 징계최소화 및 고소·고발 취하의 전제조건으로 2년간 '불법파업 재발방지' 약속 등 당초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쪽 안은 기존 입장과 다른 게 거의 없다"면서 "사실상의 무쟁의 선언과 성희롱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교섭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문제는 회사쪽 태도에 달려있다"며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경우 직접 교섭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교섭이 결렬된 직후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단순한 요구 조건의 차이가 아니라 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며 "상호간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사는 추후 교섭 날짜를 정하지 않아 언제 교섭이 재개될 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얼마간 냉각기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롯데호텔 노사 교섭은 30일 저녁 최선정 노동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호텔롯데의 장성원 사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만나 막판 조율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진전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