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근로시간단축의 쟁점과 과제' 연구 용역결과(본지 7월31일자 참조)에 대해 노동계가 기존 사용자측 논리가 강하게 배어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31일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은 '노동연구원인가, 경영연구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연구원안대로라면 매월 남성 38만원, 여성 24만원꼴로 임금이 손실된다"며 "임금보존을 위한 초과근로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동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동시간을 순차적으로 단축하는 대신 주휴무급화, 월차휴가 폐지, 생리휴가 무급전환 등을 주장하고 있어 기존 경영계 주장과 동일하다는 것. 특히 99년 통상임금기준 평균시급이 8,929원(남성)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주휴무급화로 인해 연간 371만원 임금손실이 발생하고 월차휴가폐지로 연간 86만원이 손실되는 등 월평균 38만원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도 현재 노동연구원 연구결과에 대한 반박자료를 준비중에 있다. 주진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몇가지 차이를 제외하곤 휴가폐지, 변형근로시간제 도입 등 경총안과 흡사한 것 아니냐"며 "임금과 노동조건의 급격한 후퇴를 초래하는 노동시간단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노동연구원이 규모·업종별로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시간단축은 중소영세사업장까지 포괄해 전면적으로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사간 의견조율이 채 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쪽에서 한쪽 편을 드는 안을 제출하는 것도 향후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경총(회장 김창성)도 이번 노동연구원의 노동시간단축안에 대해 "기존 우리 주장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언급은 이번 연구용역결과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향후 노동시간단축 논의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한편 여름휴가가 끝나는대로 조만간 이 문제는 노사정위내 근로시간단축특위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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