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루노조

최근 과로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루시공 노동자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더 이상 이렇게 일할 수 없다”며 연장근로를 거부하고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촉구했다.

한국마루노조(위원장 최우영)와 권리찾기유니온,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9일 오전 대구 동구 고인이 일한 건설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지 않기 위해 연장근로를 거부한다”며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절박한 외침을 들어 달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고인과 함께 일한 최우영 위원장을 비롯해 동료들이 참석했다.

대구 신암6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A(49)씨는 지난 21일 오전 8시께 현장 근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현장으로 출근한 A씨는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조퇴했다. A씨 가족이 당사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이 21일 숙소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고인과 함께 일한 마루시공 노동자 25명은 27일부터 오전 7시~오후 5시에 일하고 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주말 없이 매일 10~12시간씩 일해 온 업무환경과 관행을 이제부터라도 거부하겠다는 취지다. 최우영 위원장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연장근로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루시공 노동자는 발주자-건설사-마루회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1평당 1만원을 받고 일한다.

이은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하루에 13시간씩 일하면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다”며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이야기했다. 주 8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김규석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마루시공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기획감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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