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들이 안전속도를 지키고 운행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수입이 떨어진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조는 적정 배달료를 보장해야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이동노동자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29명의 라이더가 5일간 피크시간대(오후 5~8시)에 교통법규에 따라 속도제한을 준수했을 때와 평소대로 운행했을 때 수입 감소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고 시속이 60킬로미터 이상인 경우 ‘일반그룹’으로, 60킬로미터 미만인 경우 ‘안전그룹’으로 분류했다.

안전그룹이 일반그룹에 비해 교통법규를 준수한 ‘신호데이’에 중위시급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일반그룹은 1만9천500원에서 1만8천696원으로 804원, 안전그룹은 1만7천669원에서 1만5천827원으로 1천842원이 감소했다. 서울 강남·서초구 지역에서 일하는 라이더 A씨의 경우 시급이 가장 높은 날과 ‘신호데이’ 시급을 비교해 보니 6천791원이 차이가 났다. 서울 마포·서대문·은평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라이더 B씨도 6천374원 차이가 발생했다.

라이더유니온은 “기름값·보험료 등 수입에서 20% 정도 차지하는 비용을 제하면 손에 쥐는 금액은 더 떨어진다”며 “피크시간이 아닐 때는 배달료도 적고 일감도 적기 때문에 피크시간 수입 감소는 라이더에게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교통법규 단속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교통법규 위반을 하지 않으면 저임금에 시달리는 구조적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안전배달료 제도 도입을 비롯해 △안전교육 강화 △배달대행사 등록제 도입 △배달앱 알고리즘 검증 △노조와 산재예방 논의 테이블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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