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보건공단

때 이른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폭염은 일터에서 ‘보이지 않는 살인자’다. 기후위기와 함께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폭염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는 누구이고,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하는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3일째인 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건설보건학회 주관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노출 노동자의 건강보호 방안’ 학술대회가 열렸다.

온열질환 산재는 2019년 17건에서 2020년 14건으로 다소 줄었다가 지난해 21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대부분은 옥외에서 작업하는 건설노동자와 환경·청소·경비원이다. 그 외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 경찰·소방 및 교도소 종사자, 간호사, 하역·적재 종사원, 제조업과 서비스업 노동자들이 있다. 특히 온열질환 사망재해가 많이 발생한 2021년의 경우 21명 중 9명이 건설노동자였다. 택배기사와 운송서비스 종사자 같은 물류노동자도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이 밖에도 주방장·전자제품 수리원이 폭염에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대부분 고열·옥외작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4차 근로환경조사에 따르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5~17%가 옥외노동자로 추정된다. 약 200만~500만명 규모다. 특히 50대 이상 고연령층 비중이 높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 산재 사망자 대부분은 신규 입사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 업무에 투입할 경우 작업자들이 열 순응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열과 관련된 노동자 사망 중 50%는 업무 첫날에 발생하고, 70%는 업무 첫 주에 발생했다.

폭염이 길수록 온열질환자수도 증가하는데 33도 이상인 폭염이 31.4일을 기록한 2018년 48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평균 폭염일수가 7.4일이었던 2014년 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과 대비된다.

또 폭염은 또 다른 사고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평균기온, 최고기온, 열지수, 연속 폭염 모두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고기온의 경우 사망률, 감염성질환, 뇌심혈관계질환, 비뇨생식계통질환과 사고 및 손상률도 함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학술대회는 정혜선 가톨릭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사회를 맡고 서상훈 고용노동부 직업건강증진팀 사무관, 이완형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김용규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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