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종현 한국안전체험교육원장(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어느 교육 분야와 대상을 불문하고 꼭 붙여야 하는 단어가 ‘체험교육’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이 단어는 이제는 평범하고 당연해 보인다.

마치 교육 분야의 해결사처럼 등장한 체험교육은 산업안전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기에 정부 주도로 시행하던 체험교육장 운영을 2018년부터는 대기업 협력업체 안전교육을 위해 ‘민간 체험교육장’으로 확대 중이다. 이론 위주의 형식적인 교육풍토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으로 추진했던 민간 체험교육장은 시작 초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교육 실시가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올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안전보건교육은 근로자들이 정기적으로 꼭 받아야 하는 법정교육의 하나다. 다른 법정교육과 달리 생산 사업장에서 위험에 노출돼 매일매일 긴장된 상태로 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다양한 정기·부정기적 산업안전보건교육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안전수칙부터 기술적인 안전작업 방법까지, 안전과 생산작업이 병행하려면 일시적인 교육보다는 습관적인 행동이 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안전교육을 체험교육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안전보건관리는 “사업장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근로자들이 약속된 작업을 사고 없이 수행하는 관리행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관리활동을 위한 중요한 전제는 “사고는 예측 가능하고 근로자들은 자연스럽게 위험요소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간순간 바뀌는 사업장 환경에서 위험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는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전쟁터 같은 작업장에서 상호 약속된 행위를 한다면 위험요소를 미리 예측하면서 사고를 줄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컨트롤할 수 있다. 체험교육이 안전보건 분야에서 더욱 필요한 이유다.

작업장 안전관리는 관리자와 작업자의 행동으로 연결돼야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관리자는 작업의 순서를, 작업자는 작업 전 안전조치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론교육보다 체험교육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오래된 하수구 작업 투입 전에 관리자는 유해가스를 확인하고, 필요시 환기조치를 하고 작업자를 투입시켜야 한다. 밀폐작업은 투입 전 사전조치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질식할 경우 생존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안전대를 몸에 착용하는 게 끝이 아니라 안전고리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안전고리를 걸지 않고 작업을 하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함을 느끼는 습관화가 필요하다. 개인보호구는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관리자는 작업의 절차를 지키는 행동, 작업자는 개인보호구 사용기준을 지키는 행동이 습관화되도록 반복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제도적으로 체험교육은 이론교육의 상반된 교육 방법으로 설정돼 있다. ‘인정 체험교육장’ 제도는 오히려 체험교육에 혜택을 주면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안전교육은 이론과 체험을 병행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체험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의무화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강의실 프로젝터가 켜지고 조명을 끄는 순간 ‘취침 모드’로 들어가 버리는 직무교육은 사업주나 근로자들에게 시간낭비에, 지루하고 괴로운 시간이다. 잘 진행된 체험교육은 그간의 문제점을 해결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면교육을 위한 환경이 새롭게 만들어진 이 기회에 안전보건 체험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험교육 방법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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