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살아서 끝까지 싸워야 겠다는 마음으로 단식을 접습니다.”

19일로 53일째 이어 오던 단식농성을 마친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동료의 부축을 받고 기자회견장에 섰다. 임종린 지회장은 “단식을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만류해도 포기하지 못했던 여러 이유가 있었다”며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고, 단식을 끝내면 관심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단식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동료들 덕이라고 했다. 7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지난 18일 출범했고 파리바게뜨 항의·규탄활동에 돌입했다. 임 지회장은 “연대의 힘을 믿고 투쟁하려 한다”며 “이제 투쟁 2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과 화섬식품노조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임 지회장의 단식 중단 결정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지회장의 단식은 끝났지만 이날부터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동료의 릴레인 단식농성은 계속된다. 공동행동은 파리바게뜨 불매운동과 가맹점 앞 1인 시위를 한다. 임 지회장은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권영국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대표는 “조합원과 노조를 지켜 내기 위해 시작한 임 지회장의 단식투쟁은 가려지고 은폐된 SPC그룹의 반노동실태를 시민에게 알렸다”며 “점심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상을 당하거나 아파도 제대로 된 휴가를 쓸 수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가광현 노조 조직실장은 “회사는 언론을 통해 우리가 요구하는 사안들에 대부분 합의가 됐음에도 노조가 생떼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진정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 실장은 “진정 어린 사과는 잘못된 행위를 추궁하고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고용노동부에 의해서 검찰에 송치된 부당노동행위 가해자 본부장 6명과 제조장 3명을 징계하겠다고 하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취임 후 첫 투쟁사업장으로 노조파괴 대명사인 SPC그룹을 상대로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며 “노동기본권이 보장되고 제대로 온전하게 평온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마지막 힘을 다해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뒤 임 지회장은 녹색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