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공제연합 풀빵이 지난 22일 창립 1주년 보고대회를 열었다. <임세웅 기자>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노동공제의 바탕 정신입니다. 공제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연대들이 합쳐질 수 있습니다. 생활 속 연대, 사회적 연대로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노동공제조합 풀빵의 비전입니다. 10년 내, 100명 미만 사업장 100만명 조합원 가입이 목표입니다. 하위 50%의 노동조건을 공제를 통해 개선하겠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 풀빵 운영위원인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소극장에 모인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풀빵 창립 1주년 보고대회 자리다.

올해 목표, 2천명 조합원 공제 활용
23개 회원조직 50개 단위로 확대

풀빵은 이날 ‘풀빵기본공제’를 새로 내놓았다. 가입비 1만원을 내고 조합원이 된 뒤 월 6천원의 공제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면 △명절(설·추석) 중 선택하는 1회에 3만~4만원 상당의 선물 배송 △재해로 사망시 조의금 300만원 △입원시 4만원 최대 4일(16만원) 제공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공제교육을 받고 기본공제 6개월 이상 가입한 조합원은 150만원 한도에서 신용상태 확인이 없는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다.

김형탁 사무총장은 “올해 2천명 조합원들이 기본 공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확산해 회원조직을 50개 단위로 확대하겠다”며 목표를 밝혔다. 현재 풀빵 회원조직은 23개, 조합원수는 7천407명이다.

풀빵이 1호 공제 혜택으로 마련했던 적립형공제 실적도 발표됐다. 풀빵은 지난해 7월21일부터 사업 운영을 시작했다. 월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0만원을 36회·60회 입금하면 월 적립액에 따라 최소 5만원, 최대 60만원의 응원금을 주는 내용이다.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2%에 해당한다. 김형탁 사무총장은 “현재 2천800만원의 누적적립금이 있고, 올해 1억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며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수호 풀빵 상임이사장은 “산업구조 변화로 불안정고용 노동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동자 공동의 노력으로 위험에 대비하는 노동공제회가 각광받고 있다”며 “노동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불안정고용 노동자의 좋은 삶, 권리찾기에 풀빵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복지 사각지대 불안정 노동자
주체로 내세워 연대사회로 나아갈 것”

풀빵 공동운영위원장인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노조 조직률은 14%가 넘지만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의 노조 가입률은 0.5%가 안 된다”며 “노조·협회·유니온으로도 조직되지 못한 불안정 노동자들을 주체로 내세울 때 한국 사회가 연대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조직은 노동관계법 바깥에 있는 비정규직·프리랜서·특수고용직을 공제회로 보호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미지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은 “언론노조는 노동공제라는 방식으로 비정규 미디어 노동자 조직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노동공제를 통해 삶을 개선해 나가는 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예술인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서인형 이사장은 “예술인 사회안전망 문제를 풀어 보겠다”고 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퇴직 이후 권리 보장을 위해 공제회를 조직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은 법제화를 약속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안호영 의원은 영상 축사로 “디지털산업 발전에 따른 불완전고용 노동 확대 속에서 노동공제회가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상호부조로 안전망을 마련하도록 법·제도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특수고용 노동자도 공제회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정치인은 축사를 하고 조직화는 노동운동 선배와 사회운동 어르신들에게 맡겨져 있어 반성한다”며 “정치인이자 조합원으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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