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과 동북권 서울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동북권 노동환경 및 봉제·수제화 사업장 노동인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정남 기자>

봉제·제화 노동자들이 20년을 일해도 한 달 평균 200만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이나 임금체불, 퇴직금 미지급, 유급연차휴가 미적용이 잦아 신규인력 유입을 막고 산업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노총과 동북권 서울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동북권 노동환경 및 봉제·수제화 사업장 노동인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의뢰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이 지역 봉제·수제화 노동자 605명에게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했다. 다수(304명)가 상용직으로 장기근속했지만 전반적으로 임금이 낮고 노동환경이 나빴다.

응답자 경력은 평균 21년(봉제업 18년·수제화업 24년)이다. 수제화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220만1천원, 봉제노동자는 200만1천원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4.5%(210명)는 5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다. 5~9명 사업장은 38.2%(232명), 10~29명은 25.8%(156명)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나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비율은 41.2%에 그쳤다. 미작성 비율을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봤더니 5명 미만 사업장은 67.1%, 5~9명은 59.5%, 10~29명은 49.5%였다.

임금·퇴직금·유급연차휴가·사회보험 가입 등에서 부당대우를 당하는 비율이 적지 않았다. 봉제노동자의 22.6%가 임금체불을 경험했다. 수제화 노동자의 11.5%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건강보험 직장 가입률은 수제화업은 37.3%, 봉제업은 18.7%였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률은 각각 35%와 16.1%에 그쳤다.

면담조사에 응한 노동자 10명은 공통으로 산업이 고사될 위기라고 우려했다. 숙련노동자는 정년과 저임금 문제 등으로 현장을 떠나고, 신규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쁜 노동환경이 걸림돌이라고 봤다. 보고서를 발표한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쇠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5명 미만 사업장이 많아 봉제·수제업이 노동법 사각지대였다는 점에서 저임금과 불안정고용이 심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에서 보인 문제점 다수는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을 5명 미만 사업장에 전면 적용할 경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서울 성동구·광진구·동대문구·중랑구·성북구·강북구·도봉구·노원구 등 동북권 노동자가 일하는 산업과 노동시간 현황 등 노동실태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가 분석한 결과도 발표됐다. 안종기 고대 노동대학원 연구교수가 발표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