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재단

노회찬, 그가 떠난 지 3년. 다큐영화 <노회찬6411>로 돌아왔다.

영화사 명필름과 제작사 시네마6411·노회찬재단은 노회찬 의원 3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다룬 첫 번째 다큐멘터리 <노회찬6411>을 공동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 정치 판을 갈고 투명인간을 호명한 노회찬

영화는 노회찬의 삶과 노동운동, 진보정치 역정을 관통하면서 담담히 그린다. 그의 시작은 노동자였다. 인천의 한 공장에 용접공으로 위장취업한 그는 평생 노동자로 살며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그의 발걸음을 진보정치의 길로 인도했다. 노회찬은 민주노동당 산파 역할을 맡아 진보정치 대중화에 성공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정치인 노회찬은 촌철살인의 대가, 투명인간의 친구, 약자의 대변인으로 요약된다. 각종 TV토론에서 거대 정당을 상대로 한 당당하고 거침없는 독설과 노동자·서민을 옹호하는 발언은 진보정치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를 보여준다.

노회찬은 어떤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는’ 정치인이었다. 삼성X파일을 폭로한 ‘죄’로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와도 똑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영화에서 그는 말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니까. 그리고 당당히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노회찬은 “알았다”로 끝나지 않았다. 그를 찾아온 사람의 호소를 듣고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뛰는 정치인이었다. 진보정의당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꺼낸 6411번 버스는 진보정치가 투명인간의 곁으로, 그들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노회찬은 시커메진 한국 정치의 판을 바꾸고자 했고, 함께 비를 맞으며 투명인간의 곁을 지킨 ‘변하지 않는’ 진보정치인이었다. 노동자·서민의 권력과 집권을 염원했던 노회찬. 그의 꿈은 꺾였지만 그의 뜻은 끝나지 않았다고 영화는 말한다.

명필름·시네마6411·노회찬재단 공동제작

<노회찬6411>은 올해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시간 분량으로 상영된 바 있다. 이번 정식 개봉에서는 2시간7분으로 줄였다. <공동경비구역 JSA> <카트> <아이 캔 스피크> 등 42편의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이 처음 도전한 다큐영화다. 명필름은 11월에 애니메이션 <태일이> 개봉도 앞두고 있다. <시네마6411> 최낙용 대표는 명필름이 만든 <노무현입니다> 제작자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민환기 감독은 <미스터 컴퍼니>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 경쟁부문 대상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한 저력이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진짜 저력은 43명의 인터뷰이와 200시간에 이르는 인터뷰다. 영화 제작을 후원한 1만2천여명의 이름은 엔딩 크레딧으로 만날 수 있다.

민환기 감독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작사와 재단의 도움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다”며 “진보정당운동을 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회찬의 평생에 걸친 한결같고 진정성 있는 삶을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 미래 비전과 전망까지 노회찬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며 “영화관을 떠날 때는 6411번 버스가 상징하는 투명인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있는 한국 사회는 불평등·양극화 심화와 기득권 세력의 부정·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득권 세력에 촌철살인으로 ‘한방’을 날려주고 사회적 약자 곁을 지켜 왔던 노회찬의 삶은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노회찬6411>은 다음달 14일 전국 메가박스와 독립예술관 상영관에서 동시 개봉한다. 1일부터 예매 사이트가 열린다.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노회찬6411> 언론시사회에서 민환기 감독과 공동제작자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연윤정 기자>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노회찬6411> 언론시사회에서 민환기 감독과 공동제작자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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