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8일째 단식농성 중인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지부장 직무대행이 9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직접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외치며 7일간 행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10일 청와대와 만나게 됐다.

공공운수노조는 9일 오후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관계자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 2명과 10일 오전 면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지난 3일부터 원주 공단 본사부터 청와대까지 상담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행진했고, 이날 청와대 인근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면담은 노조가 3차례 요구한 끝에 확정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직무대행 이은영)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을 지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날로 18일째 단식 중인 이은영 지부장 직무대행과 현정희 노조 위원장, 김정대 예수회 신부가 함께했다.

현정희 위원장은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 케어를 발표한 지 4년째 되는 날”이라며 “문재인 케어를 실현하는 건강보험공단의 역할은 아파서 죽는 국민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기도 한데, 정부와 공단은 2006년부터 외주화돼 일한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내동댕이쳤다”고 비판했다.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직무대행]
“우리 싸움으로 작은 노조 용기 얻기를”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지난달 23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은영(49·사진) 지부장 직무대행은 “그간 참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될까 봐 물 한 모금을 참고, 성과급을 받기 위해 동료를 경쟁 상대로 여기고 “기계처럼” 전화만 받았던 일을 일컫는 것이다.

<매일노동뉴스>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이 지부장 직무대행을 만났다. 그는 “이번 싸움을 통해 작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조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8일에 원주에서 왔는데.
“원주 상황은 지난달보다 더 심해졌다. 이달초 청와대 행진 계획을 발표한 뒤부터다. 이전에는 오전에 하는 1인 시위를 제재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계속 ‘집회·시위는 불법’이라는 경고 방송을 한다.”

-지부·공단·정규직 노조가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논의 중인데 단식에 돌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단이 안을 제시하지 않고 회차만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3일 9차 협의회가 예정돼있다. 협의회가 시작할 때 전문가들도 빨리 결정이 날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지난 2월에 지부가 파업할 당시 김용익 공단 이사장이 지사를 돌며 정규직 MZ세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6월 파업 이후에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공단은 (직접고용·소속기관·민간위탁·자회사) 4개 방향 중 따로 내놓은 안이 현재까지도 없다.”

-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작게는 우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싸운다. 민간업체가 중간에서 착취하는 이익분을 공단이 직접 우리에게 주면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도 나아지고, 상담사를 더 모집해 시민들의 대기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크게는 목소리를 못 내는 작은 노동조합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마음도 든다. 공단 상담사가 1천600여명이라 다른 곳보다 많다 보니 우리가 직영화되면 다른 공공기관이나 비정규 노동자도 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서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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