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3일 오전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다. <건강보험고객센터 시민대책위>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3일 오전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공단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은영 지부장 직무대행은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내세웠지만 임기 말이 되니 ‘나 몰라라’하고 있다”며 “청와대로 가서 노동자를 우롱하지 말고 약속을 지키라고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 1천여명은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지난달 1일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직접고용 절차가 완료됐지만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부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내세워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막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직무대행은 “정부가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집회마저 막고 있다”며 “억울하고 분해서 문 대통령을 만나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지난달 22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올려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의 결의대회를 차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원주시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오후 상담사 40명은 건강보험공단 원주횡성지사에서 원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간 뒤 버스를 타고 여주로 이동했다. 이어 여주종합터미널에서 건강보험공단 여주지사까지 1.9킬로미터를 걸었다.

애초 기자회견 직후 건강보험공단 앞 농성장에서 원주 문막읍 행정복지센터까지 21킬로미터를 걸어가려 했지만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려 일정을 변경했다. 지부는 “50미터씩 거리를 두고 행진하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막아섰다”며 “경찰이 승합차를 타고 행진하는 상담사들을 미행했다”고 주장했다. 상담사들은 4일에는 여주지사에서 이천지사까지 17킬로미터 구간을 걷는다. 이후 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인천경기지역본부·강남서부지사를 거쳐 다음주 초 청와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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