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LG헬로비전 고객센터에서 케이블방송과 인터넷 상품을 설치·수리하거나 인터넷 전송망을 관리하는 노동자들이 “옥외작업을 해도 생수 1병 지급이 전부”라며 “폭염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지부장 이승환)는 2일 “온종일 옥외작업을 하는 LG헬로비전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사실상 폭염대책이 전무한 위험 현장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며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회사 차원의 폭염 대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설치·수리기사 혹은 전송망 관리노동자들이 연일 섭씨 35도 안팎의 불볕더위에서 회사가 지급한 생수 1병으로 폭염을 견디고 있다는 게 지부의 설명이다. 특히 전송망 관리노동자의 경우 전봇대 위에서 일할 때는 50도를 육박한다. 전국 고객센터 30여개 업체에 소속돼 일하는 이들은 업체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받아 생수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부는 고객센터에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21일 보냈다. 노동부가 5월30일 발표한 ‘일터 폭염 대비 3대 기본수칙’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해진 대로 △시업시간 전 체감온도와 폭염특보 수준 공지 △폭염 위험단계별로 ‘물·그늘·휴식’ 옥외작업 대책 시행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2021년 임금교섭 자리에서 각 업체를 대표하는 협의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각 센터별로 사정이 다르다”며 “전체 센터 차원에서 논의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야 전체 센터 차원의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원청인 LG헬로비전은 노조에 “7월22일 각 협력사에 ‘폭염 대비 현장운영 가이드’를 배포했으며 협력사와 추가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환 지부장은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노동자의 건강권보다 원청이 요구하는 영업과 CS지표를 달성해서 ‘중간착취’를 늘리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하청업체는 이제 검토해 보겠다고 하고 원청은 하청업체에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외주화 구조 탓에 건강권 보호는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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