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노동·사회단체가 공동사업단을 구성해 임시직이나 객공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실태 파악이 어려웠던 봉제노동자 임금 실태조사를 한다. 실태조사 결과는 봉제인에게 필요한 노동이력증빙제도와 4대 보험 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근거로 활용할 예정이다.

화섬식품노조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서울노동권익센터 등 10여개 노동·사회단체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전태일재단 2층 교육실에서 서울 도심제조 봉제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임금·공정단가 실태조사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봉제노동자는 전태일 열사 산화 이후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비공식 노동자로 일하며 4대 보험 같은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심화로 일반 노동자와 특수고용직에게 지급했던 고용안정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지만 낮은 공임으로 생계는 넉넉지 못하다. 경력 37년차 미싱사가 1주일에 80시간을 일하는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할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사회단체는 “대부분의 실태조사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주에게 설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노동실태·임금실태 객관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구 필요성을 밝혔다.

공동사업단은 올해 10월까지 서울 봉제노동자 400명과 사업주 100명을 설문조사하고, 노동자를 평균임금별·제작 의복 종류별로 분류해 심층면접할 계획이다. 사업주도 5명 면접조사한다. 하청업체의 납품단가 수준과 발주처 거래 관행에 관한 조사도 진행한다.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뤄진 봉제시장에서 납품단가가 노동자 임금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미경 전태일재단 기획실장은 “전태일과 청계피복노조를 잇는 봉제노동자 임금·소득 실태조사 사업이 될 것”이라며 “향후 행정과 민간의 협업을 통한 정기적인 전수조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봉제노동자 현실을 밝히기 위한 첫 실태조사는 50년 전 전태일 열사와 삼동회 회원들이 진행했다. 126부 설문조사를 통해 당시 제대로 된 환기구도 없는 골방에서 하루 16시간 일하는 여공의 실태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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