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 갈무리
▲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 갈무리

3년 전 정규직 전환한 한국예탁결제원 자회사 노동자들이 모회사의 건물매각으로 해고 위기에 처했다. 예탁결제원은 아직 시간이 남았으므로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30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예탁결제원이 지난해 10월 서울의 여의도사옥과 일산센터 가운데 일산센터를 597억원에 매각하면서 이곳 시설관리와 환경미화·일반경비를 담당하던 자회사 노동자 25명과 특수경비 용역업체 노동자 14명의 고용이 불투명해졌다.

예탁결제원 일산센터 지난해 매각
전산센터 2023년까지 이전 앞둬

예탁결제원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여의도사옥과 일산센터를 운용한다. 일산센터는 전산센터로 쓰고 있다. 일산센터를 매각하면 전산센터를 여의도사옥으로 옮겨야 한다. 이르면 내년 10월, 늦어도 2023년 10월까지 이전을 마친다.

일산센터에서는 자회사인 케이에스드림 노동자 40명이 근무한다. 이 가운데 전산센터 관리인력과 자회사 경영지원 인력, 경비지도사는 고용유지가 확정됐다. 문제는 CCTV 관리(9명), 시설관리(8명), 환경미화(8명) 노동자다. 여의도사옥에 이미 관련 인력이 있어 수평이동이 어렵다. 일부는 일자리를 지기키 어렵다. 일산과 여의도의 물리적 거리도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경비인력은 특히 상황이 복잡하다. 일산센터는 CCTV를 관리하는 자회사 소속 일반경비 9명과 전산센터를 관리하는 특수경비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14명이 있다. 자회사 소속 노동자는 일부 고용을 유지하더라도, 특수경비 용역업체 노동자 14명은 해고가 불가피하다.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하고도 특수경비 용역업체를 따로 두는 것은 2018년 정규직 전환 당시 잉태한 문제다. 당시 예탁결제원은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109명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면서 경비노동자 50명 가운데 36명만 자회사 일반경비 노동자로 편제했다. 전환에서 배제된 노동자 14명이 반발해 갈등을 겪었는데 뒤에 모두 일반경비 노동자로 자회사에 편제했다.

국가중요시설인 일산 전산센터
정작 특수경비 자회사는 설립 안 해

문제는 전산센터가 국가중요시설이라 특수경비사업자만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특수경비사업자는 콜센터와 PC관리 업무를 할 수 없다. 케이에스드림은 여의도사옥에 PC관리 노동자 1명과 콜센터(컨텍센터) 노동자 11명을 두고 있다. 다른 기관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특수경비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는데 이와 달리 예탁결제원은 일반경비업무와 다른 업무를 묶어 자회사를 설립하고 특수경비 업무는 외주화했다.

이 결과 3년이 흐른 지금 문제가 드러났다. 일산센터 경비노동자를 여의도사옥으로 옮기자니 정원이 과도해지고 전산센터를 담당할 특수경비 용역업체를 또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자회사 업종을 특수경비사업자로 바꾸자니 겸영이 불가능한 업무가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예탁결제원은 아직 시간이 많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2023년까지 시한이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내부 계획을 자세히 수립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예탁결제원 “아직 시간 많다” 느긋
자회사 “박물관 건립해 고용승계”

자회사쪽은 건립 예정인 증권박물관을 활용해 관련 인력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남수 케이에스드림 사장은 “특수경비와 관련한 문제는 예탁결제원에 직접고용이나 특수경비 자회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설관리·환경미화 노동자는 건립 예정인 증권박물관으로 배치해 고용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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