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실

정부가 6·10민주항쟁 34주년을 맞아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자리에 민주인권기념관을 착공했다. 고 김경숙 YH무역 노동자를 비롯해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29명에게 포상했다.

정부는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열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군사정권에 의해 고 김근태 고문사건(1985년), 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1987년) 등 수많은 민주인사에 대한 강압조사와 인권탄압이 자행된 ‘악명 높은’ 장소다. 2018년 12월 경찰청에서 행정안전부로 이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공식기념사를 하기 전 “그 많은 선배들이 비명을 질렀던 이곳 남영동이, 종철이가 갔던 이 남영동이,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그 오랜 어려움을 넘어서 마침내 이 자리에 민주와 인권을 자신의 존립 목적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가 민주인권기념관의 첫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를 조금씩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기념식에서는 민주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유공자 29명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이 중 박정희 유신 말기 1979년 8월 YH무역의 부당한 폐업에 맞서 신민당사 농성 중 경찰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고 김경숙 열사, 1991년 4월 학원 민주화 시위 중 진압 전경들의 집단구타로 사망한 명지대 1학년생이었던 고 강경대 열사 등 25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한편 민주인권기념관은에는 총 사업비 약 420억원을 들여 기존 건물 리모델링과 신축 공사를 통해 교육·전시공간 등이 마련된다. 2023년 6월 개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영동 대공분실에 ‘민주와 인권의 기둥’을 우뚝 세워 다시는 ‘국가폭력’이 이 나라에 들어서지 못 하게 할 것”이라며 “젊고 푸른 꽃들이 진 자리에 맺힌 민주주의의 열매가 참으로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많은 분들의 희생 위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게 됐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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