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5일 과로사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은 최은호(48)씨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마트산업노조>

“지금도 홈플러스 기사님들은 물건을 배달하는데, 사람들은 홈플러스 직원인 줄 알잖아요. 그런데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에 고용된) 기사가 아니라고 하고,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해요.”

이미숙(42)씨는 지난달 11일 남편이 쓰러진 뒤의 2주간을 “운송사는 끊임없이 ‘언론사를 만나지 말라’며 괴롭히고, 홈플러스는 숨지기 전까지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시간”이라고 기억했다. 이씨는 “지입기사로 일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산재나 실질적인 보상조차 책임을 지려 하는 곳이 없다”며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프고 괘씸하다”고 호소했다.

이씨의 남편 고 최은호(48)씨는 지난달 25일 병원에 입원한 지 2주 만에 장기기증 뒤 세상을 떠났다. 장례가 시작되자 홈플러스는 유족에 연락을 취했고, 이씨에게 취업을 제안했다. 이씨는 “남편이 죽은 곳에서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남편이 쓰러진 지 2주 만에 형식적인 위로를 하러 왔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배송기사로 일한 고인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반장을 맡을 정도로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휴무제가 변경되고, 4월에는 배송구역이 바뀌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아내인 이씨에게도 “최근 일이 힘들다”고 여러번 토로했다. 하루에 11시간정도 일하던 고인은 사망 직전에 하루평균 2시간씩 더 일했다. 이씨는 “지입기사가 된 지 2년3개월 만에 젊고 건강한 사람이 쓰러졌다”며 “남편의 사망 원인은 과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홈플러스에 유족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지회는 최씨의 사망을 업무상재해로 보고 산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운송사(이편한물류)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 운송사는 다시 기사들과 계약을 맺는 구조”라며 “당사가 법적인 책임은 없는 상황이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유가족들이 안정적이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당사에서 근무(정규직)하는 것과 병원 치료비, 장례비 지원을 제안드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가족측과 협의하면서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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