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콜센터 노동자 노동건강실태 발표 및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우울증 위험군이라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6명(62.4%)은 1일 평균 20분 미만 휴게시간을 보장받고 있다고 답해, 코로나19 시기 필수노동자인 상담노동자에게 1시간마다 5분 또는 2시간마다 15분 휴식을 권고하는 정부 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공공운수노조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콜센터 노동자 1천397명을 실태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공단·건강보험공단·가축위생방역본부·정부민원콜센터·철도공사·국민은행 상담노동자가 설문에 참여했다.

우울증 위험도는 우울증 평가척도인 ‘PHQ-2’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우울증 위험군은 전체의 80.3%였다. 총점 6점 중 2점 이상을 받으면 우울증 위험군에 속한다. 반면 2점 미만을 받은 정상군은 19.7%에 그쳤다.

휴게시간이 적을수록 우울증 척도가 높게 나타났다. 5분 미만 휴식을 취한 노동자는 우울증 평가지표가 2.93이었던 반면, 20분 이상 30분 미만은 2.67로 우울증 지표가 다소 낮아졌다. 1일 평균 휴게시간은 10분 이상~20분 미만(25.2%), 5분 미만(20.7%), 20분 이상~30분 미만(20.1%), 30분 이상~1시간 미만(17.5%), 5분 이상~10분 미만(16.5%)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노동자들은 휴게시간과 원청의 직접고용을 통해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춘영 노조 국민연금서울콜센터지부장은 “폭주하는 전화량과 불만민원의 과중한 업무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잠깐의 휴식시간이 절실하다”며 “시대는 변해 업무량은 현저히 늘었는데 응대율과 평가기준은 이전과 동일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장은 “직영화·직접고용을 통해 작업환경 개선, 인력충원, 휴식 보장 등 노동조건 개선을 해야 한다”며 “운영과 평가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고객센터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지인 전 건강한노동세상 사무국장은 “하루에 응대해야 하는 고객의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불만과 언어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작업환경의 개선은 전적으로 원청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공공기관이 고객센터를 직접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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