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자회사 소속으로 한수원 본사와 월성·한빛·고리·새울·한울 5개 원자력발전소, 사택을 비롯한 시설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임금·단체협상을 맺은 지 4개월 만에 또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퍼스트키퍼스 노동자 800여명이 소속된 공공연대노조 발전분과위원회는 5일 한수원에 낙찰률 94%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달 1일 자회사 퍼스트키퍼스·시큐텍과 낙찰률 88%로 수의계약을 맺었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낙찰률 94%를 주장하며 월성·한빛·고리·새울·한울 원자력발전소 퇴근 거부, 화장실 청소 거부, 한수원 본사 로비 점거농성을 했다. 퍼스트키퍼스는 자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고 한수원은 이미 처우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만큼 경영사정을 고려해 낙찰률을 정했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 맺은 2020년 임단협에서도 낙찰률 확답을 받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한수원이 밝힌 대로 낙찰률 94%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전문가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에서 “우리 회사의 수의계약 낙찰률 평균을 조사한 결과 94%였고, 우리 회사의 계약규정시행세칙이 개정돼 94% 이상의 낙찰률이 보장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은 “(낙찰률을) 합의서에 명시하는 것은 배임죄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 확답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직접고용이 아니더라도 높은 낙찰률로 처우개선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전문가가 2019년 3월5일 체결한 협의회 합의서에도 ‘협의 내용’이라는 이름으로 첨부됐다.

노조는 한수원·퍼스트키퍼스가 한자리에 모이는 3자 합의 테이블 구성을 제안할 계획이다. 3자 합의를 통해 낙찰률을 합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중부발전서비스에서 일하는 청소와 경비노동자들이 속한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는 지난 3월 원청·자회사와 3자 합의를 통해 88%였던 낙찰률을 91%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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