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KT파워텔 노동자들이 KT 주주들에게 매각 철회를 호소했다.

KT파워텔노조(위원장 박갑진)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파워텔 졸속매각 반대와 구현모 KT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갑진 위원장은 “KT가 KT파워텔 매각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67일이 흘렀다”며 “구현모 KT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KT파워텔 매각을 자신의 치적인양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조 관계자는 “KT가 마음대로 삶의 터전을 팔아치울 수 있도록 35년간 노동자들이 피땀흘려 일군 것이 아니다”며 “KT 주주는 KT그룹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통신 자회사를 팔아먹는 구현모 사장을 심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T는 1월22일 KT파워텔을 ㈜아이디스에 판매한다고 기습 발표했다. 노조는 전날 오후 6시께야 관련 소식을 전달받고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지분양도 계약을 맺고 계약금까지 오간 뒤였다.

이후 다양한 관계자들이 KT의 KT파워텔 매각을 반대했다. 상급단체인 IT사무서비스노련과 산하 SK텔레콤노조·LG유플러스노조 같은 통신업계 노동자와 KT파워텔 주요 고객인 공공부문 무전기 서비스 이용 고객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무전기 판매 소상공인도 힘을 보탰다. ㈜우리솔루션을 비롯한 무전기 유통점 89곳은 공동 탄원서를 작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KT 브랜드를 믿고 유통업을 시작했고, 고객도 국민기업 KT를 믿고 무전 서비스에 가입했다”며 “KT파워텔 매각으로 상당수 고객 이탈이 예상되고, 관리수수료 수입이 떨어져 소상공인 유통점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KT새노조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업실적 저하 △KT 불법정치자금 사건 △문제 임원 재신임 배경 △기업 갑질 문화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KT새노조는 “공기업식 임금체계와 느린 의사결정, 잦은 인사이동을 비롯해 구현모 사장의 현장 방문 전 건물 청소를 시키고 사장에게 기립박수를 치는 기업문화를 겪은 뒤 탈통신이 아니라 탈KT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KT 주주총회에서 KT파워텔 매각은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KT는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이사 선임·사외이사 선임·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처리했다. 모두 원안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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