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와 LG트윈타워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투쟁 100일째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텐트농성장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청소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LG가 괘씸해. 구광모 코빼기라도 봤으면 좋겠어. 사진 말고 실물로 한 번 보고 싶어.”

고용승계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든 청소노동자의 눈이 따뜻한 햇살 탓에 반달이 됐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최명자(63)씨는 25일 오전 바닥에 앉아 하나 남은 바람을 전했다. 이날은 LG를 상대로 고용승계 요구 투쟁을 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청소노동자 26명과 함께 노조 활동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LG쪽에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을 꾸려 노숙농성을 한 지도 4일째에 접어들었지만 LG쪽 제안은 ‘마포빌딩 근무’에서 멈춰 있는 상태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LG트윈타워분회(분회장 박소영)는 이날 오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는 살인이다. LG는 고용승계를 책임쳐라”고 목소리 높였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원청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하청업체 지수아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해고됐다.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가 운영해 왔고, 10년 넘게 LG트윈타워 건물 미화업무를 맡아 온 터라 노조는 계약해지가 노조탄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LG그룹이 (청소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구광모 회장과 만나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 보자는 심정에 24시간 이 자리를 1분1초도 떠나지 않고 대기하겠다고 한 지 4일째”라며 “LG그룹이 말하는 인간중심 경영이 왜 우리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회사가 주장하는 ‘정년 65세’가 된 청소노동자 김정순씨는 “100일이 누군가에게 즐거운 날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슬픈 날”이라며 “안 힘들다고 할 수 없지만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투쟁한다”고 마음을 다졌다. 박소영 분회장은 “우리가 반드시 예전처럼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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