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페인트칠을 하기 전 철판의 녹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파워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8일부터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임금 인상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작업거부와 집회를 병행하며 투쟁수위를 높여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14일 삼성중공업일반노조(위원장 김경습)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사내 도장업체에서 ‘파워공’으로 일하는 노동자 250여명이 전날 작업을 거부했다. 지난 8일 30여명으로 시작한 작업거부 투쟁이 13일 250여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작업거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된 요구는 임금 인상이다. 조선업계 불황이었던 2016년을 기점으로 임금이 삭감되며 2015년 일당 27만원 수준에서 현재 16만원으로 떨어졌다는 게 삼성중공업일반노조의 설명이다. 회사가 1만5천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적립해 두면서 노동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일당은 14만5천원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워공들은 일당 17만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회 관계자는 “2019년 현대삼호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서 파워공들이 작업거부 형태로 임금인상 투쟁에 나선 사례가 있다”며 “대우조선보다 1만원이 적은 데도 잔업을 통해 임금수준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었지만 주52시간제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처우에 대한 불만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파워공들은 일당 2만원 인상·퇴직적치금 폐지·법정 공휴일 유급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15일부터 지회와 삼성중공업일반노조는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출근시간 3대 요구 쟁취를 위한 집회를 연다. 김경습 위원장은 “누적된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참여인원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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