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혈액암 발병률이 전체 여성노동자보다 15.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루게릭병도 11.5배 많이 발병했다. 무려 17개 질환 발병률이 평균보다 높았는데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노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10일 포스코 97개 하청업체 노동자의 특정질환 발병률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포스코 하청노동자 질환 유형과 인원 자료를 건네받아 재분석한 결과다.

포스코 하청업체는 포항제철소 55개사, 광양제철소에 42개사가 있다. 연평균 건강보험 가입자수를 기준으로 여기서 일하는 전체 하청노동자는 2만5천324명이다. 이 중 여성노동자가 1천529명이다.

이곳 여성노동자 암발병 현황을 건강보험 전국 직장가입자 여성과 비교했더니 혈액암은 15.5배, 루게릭병은 11.5배, 눈·뇌 및 중추신경계통암은 8.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피연조직암은 4.7배, 폐암은 3.4배, 호흡기흉곽 내기관암은 3.3배, 입술구강암은 3배로 조사됐다. 모두 17개 질환 발병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하청업체 남성노동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악성중피종암 2.1배, 갑상선암 1.5배, 피부암 1.3배 등 5개 암질병 발병이 평균보다 많았다.

사업장 특성으로 보이는 발병현황도 확인됐다. 백혈병과 루게릭병은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여성노동자에게만 발병했고, 비강암은 원청과 포항제철소 하청노동자에게는 없었지만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남성노동자에게만 발병했다. 악성중피종은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남성노동자에만 발병했다.

제철소 암발병은 작업환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일과건강에 따르면 제철소에는 결정형유리규산·코크스오븐배출물질·석면·6가크롬·전리방사선 등의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이 물질은 폐암과 혈액암·전립선암·악성중피종·비강암·갑상선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의원 실태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 의원은 “포스코 암질병 발병이 특정지역, 특정사업장에서 집중되고 있어 공정과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동부는 원청뿐만 아니라 하청업체에 대해 안전보건진단과 위험성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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