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은 경륜선수들이 사용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임금·단체교섭을 한다.

경륜선수노조(위원장 김유승)는 지난 5일 공단에 임단협을 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공단이 교섭사실 공고를 하지는 않았으나 공단 내 다른 노조와 교섭단위 분리 합의를 이룬 상태다.

교섭 쟁점은 노조활동 보장과 기본급 체계 마련이다. 노조는 지난해 3월 설립했지만 설립신고증을 206일 만인 10월에 받았다. 전임자 활동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노조는 활동의 근간이 되는 단협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전했다.

노조사무실은 갈등 요소다. 노조는 현재 경기도 광명 광명스피돔 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공단이 2006년 한국경륜선수협회에 제공한 곳이다. 이후 선수협회가 노조설립을 시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조사무실처럼 쓰였다. 그러자 공단은 2019년 11월 선수협회에 사무실을 빼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5월에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김유승 위원장은 “사용자쪽이 소송까지 걸었기 때문에 노조사무실은 이번 교섭에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임금체계다. 경륜선수의 수입은 한 해 17~18회 참여하는 경륜경기 출전수당과 상금이 전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륜이 아예 멈추면서 수입이 뚝 끊겼다. 일부 경륜선수는 원치 않는 은퇴를 하고 배달노동이나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출전수당과 상금이 아닌 기본급으로 임금체계를 바꿔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장기과제로 논의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른바 ‘온라인 베팅’ 허용도 논란이다. 임단협 사항은 아니지만 최근 국회에서 경륜·경정법을 개정해 경륜·경정 승자투표권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임단협 테이블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반대 입장이다. 김유승 위원장은 “2017년부터 교차수신이라는 이름으로 광명스피돔의 경주를 부산과 창원 경기장에 온라인 송출하고 현장에서 승자투표권을 사는 방식의 선례가 있다”며 “이 결과 부산과 창원의 경륜경기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2019년 4분기에는 아예 경기가 열리지 않아 경륜선수의 출전수당과 상금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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