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지 26일이 지났지만 LG측은 오히려 완전히 발을 빼려는 모양새다. LG그룹측은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가 가지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지분 처분 뒤에는 LG그룹과 관계가 없는 기업이라고 선 그을 가능성이 크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10일 “특수관계인 소유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스스로가 일감 몰아주기였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LG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수아이앤씨는 LG그룹이 100% 출자한 자회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의 하청업체로 지난해 12월31일부로 청소노동자 80여명을 해고했다. 원청과 계약해지가 사유였다. 이후 노조 탄압을 위한 부당해고 논란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LG그룹이 지수아이앤씨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LG 총수 일가가 소유한 지분매각을 결정했지만, LG트윈타워 노동자 부당해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노조는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30일 해고통보 이후 시종일관 고용승계를 요구해 왔다”며 “청소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에서 용역업체가 변경될 경우 신규 용역업체가 고용을 승계해 계속 일하게 해야 하는데, LG가 전달했다고 하는 고용유지 방안은 고용승계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LG쪽은 농성 중인 만 65세 미만 청소노동자 25명이 다른 사업장에 근무하도록 하고 만 65세 이상 조합원 4명에게 위로급을 지급하는 고용유지 방안을 노조쪽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LG 불매운동을 하는 등 투쟁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해고노동자 가족이 시작한 LG트윈타워 부당 집단해고 청와대 청원은 10일 오후 기준 5만4천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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