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2019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자료를 찾아 국가통계포털과 고용노동통계 사이트를 찾아 갔으나 올라와 있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2019년

 

▲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AIR) 컨설턴트
▲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AIR) 컨설턴트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아직 읽지 못하고, 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가 만든 보도자료만 보고 이 글을 쓴다.

사실 매년 이뤄지는 ‘노동조합 조직 현황 조사’는 노동부가 발주하는 하청 사업이 돼 이런 저런 기관과 단체로 떠돌아다닌다. 2019년 조사는 한국노동연구원이 했는데, 2018년 조사는 다른 단체에서 했다. 하청과 외주로 책임 기관 없이 떠돌아다니다 보니, 노동조합 조직 현황 조사가 심층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수박 겉 핥기가 된 지 오래다.

달랑 3쪽인 노동부의 ‘2019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 보도자료가 나온 날, 통계청은 ‘2019년 전국 사업체 조사 잠정 결과’ 보도자료(무려 27쪽)를 냈다. 이에 따르면, 2019년 사업체는 모두 417만개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또한 사업체에 속한 종사자수는 2천272만명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노동부의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보면 몇 개 사업체에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417만개가 넘는 사업체 중에서 노동조합이 있거나 종사자 가운데 초기업 노조에 가입한 노조원이 있는 사업체는 몇 개일까. 노동조합 조직률(union density)은 노동자수를 기준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사업체수를 기준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그래야 노동운동이 제대로 된 조직화 전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표2>에 나오는 조합원 300명 미만 노조는 절대 다수가 기업별 노조일 것이다. 300명 이상 노조는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기업별 노조에 더해 521개로 파악된 초기업 노조가 섞여 있을 것이다. 2018년 초기업 노조는 542개였다. 노동부는 노동조합 조직 대상을 2천31만4천명으로 계산했다. 그 중 12.5%인 253만명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돼 있다는 게 노동부의 입장이다.

<표1>에서 보듯 통계청 자료의 사업체 종사자는 모두 2천272만명으로 노동부 자료의 노동조합 조직 대상 2천31만명 보다 240만명 많다. 사업체 종사자에는 사용자나 관리자 등 노동부가 노동조합 조직 대상으로 보지 않는 이들도 포함됐을 것인 바, 그 규모는 두 자료를 거칠게 비교할 때 240만명 정도로 보인다. 전체 사업체에서 종사자 100명 미만 사업체는 415만개(99.6.%)이고, 그 종사자는 1천702만명(74.9%)에 달한다. <표2>에서 보듯 조합원 100명 미만 노동조합은 4천225개로 조합원 12만5천명이 속해 있다. 각각 전체 노조수의 68.7%, 전체 조합원수의 4.9%를 차지한다.

<표3>은 노동부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필자가 거칠게 합쳐 놓은 것이다. 노동부가 주관하는 ‘임금 근로자’수로 따지는 사업체 규모별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보면, 100명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노조원은 7만7천923명로 전체 노조원의 3.1%에 불과하다. 이를 통계청 자료인 100명 미만 사업체 종사자 1천702만명과 비교하면, 그 비율은 0.46%로 크게 낮아진다. 노동조합이 가장 필요한 곳이 100명 미만 사업체일 것이다. 이곳 종사자의 노조원 비율이 0.5%도 안 되는 현실은 ‘실패하는 노동조합운동(failed union)’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 판단된다.

통계청의 ‘2019년 기준 전국 사업체 조사’는 2월 말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온다고 한다. ‘2019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도 국가통계포털과 고용노동통계 사이트에 빨리 올라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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