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지난해처럼 또 자정을 넘어가야 끝나나?"

24일 열린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장에서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 신임감사의 증언태도가 문제가 돼 국회의원과 마찰을 빚었던 사태와 비슷한 사건이 하나 또 터지고 말았다. 이날 저녁 7시께 김성조, 박혁규 의원(한나라당)이 마지막 추가질의를 통해 지난달 산재의료관리원 순천병원 원장선임을 놓고 공개채용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최성오 이사장은 "그 병원의 특수한 사정으로 원장선임에 난항을 겪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답변하면서, 두 의원들과 설전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두 의원은 이광남 감사를 불러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냐"고 따져 물었고, 이 감사는 "합법적 채용으로 알고 있으며, 과정상 문제는 일부는 동의한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성조 의원은 "일부 동의는 뭐고 아닌 것은 뭐냐"며 불성실한 답변임을 표현하며 발끈, 국정감사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것.

이와 관련 최 이사장은 급히 채용규정을 읽으며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나 다만 관리원이 필요로 할 때는 한정적으로 특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답변해 일단 해당의원과의 오해를 풀었다. 그러나 이미 사태는 환노위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지 않겠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정회 아닌 정회'가 되고, 국감장 밖 복도에서는 이광남 감사와 박혁규 의원과 목소리가 거칠게 높아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이날 지난해 자정까지 넘어간 근로복지공단 사태 때처럼 저녁7시50분께 정회했다가 무려 1시간10분이 지난 저녁9시가 돼서야 의원들이 등장하고, 산재의료관리원 최 이사장과 이 감사가 사과하는 형식으로 '간신히' 끝을 맺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국정감사 대상 근로복지공단, 노동위원회, 산재관리의료원 직원들은 국감장을 비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안절부절하며 의원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가뜩이나 미국 테러사태 이후 부실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국정감사의 또다른 자화상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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