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많은 것을 얻어내긴 했으나 아쉬운 대목이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식입장은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총파업의 파괴력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도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언론과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펴는 속에서도 그나마 결사항전을 결의한 대오가 있었기에 합의를 이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관치금융이라든가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폭넓은 논의구조가 마련됐다고 보고 앞으로 학계 등과 연계해 보다 정책을 강화해 정부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며 이같은 합의문이 현실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노총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은 12일 성명을 내고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금융총파업이 노정간 합의와 노사정위원회의 확인으로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히고 합의사항 이행과 대타협 정신 존중을 위해 △노정간 성실한 약속 이행 △파업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최소화하고 조합원들에 불이익 금지 등을 촉구했다.
한 관계자는 "투쟁을 평가함에 있어서 투쟁의 성과 즉, 손에 잡히는 알맹이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관철했는가 하는 점이 평가돼야 한다"며 "다소 미진한 점도 있지만, 정부정책에 반발해 싸워 정부를 교섭당사자로 이끌어내는 등 노동운동을 질적으로 발전시킨 투쟁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산하 지부별 반응
이번 파업의 주력이 됐던 공적자금투입은행노조들은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서울은행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도이체방크와의 제휴 등 우리 은행의 진로가 보다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사실을 호도해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식의 얘기를 펴고 있어, 일부 직원들이 당황해 하고 있으나, 크게 염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흥은행노조의 한 관계자는 "부족한 부분도 있고 성과가 있는 부분도 있다. 표현이 좀 두리뭉실한 점이 아쉽지만, 그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끝까지 파업을 주도한 이들 노조들은 합의문 공표 이후 조합원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외환은행노조의 한 관계자는 "명분은 세웠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미흡한 것 같다"고 했다. 그외 노조들은 좀더 후한 점수를 줬다. 국민은행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일방적인 금융정책에 대해 노조가 한 곳으로 의지를 모아 싸웠다는 부분에 큰 의미를 둔다.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부산은행노조의 한 간부는 "지방은행과 관련된 부분이 추상적이어서 별도 합의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합원들의 반응이 염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