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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처벌 특별법 입법공청회] 30명 이상 사업장 채용비리 7년 이하 징역 처벌류호정 의원 발의 예고 “중소기업에 과도한 처벌” 주장도 … 청년층과 실효성 고려 기성세대 간 인식 차 드러나
▲ 정의당 류호정·배진교·심상정 의원실 주최로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채용비리처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 <정기훈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입법을 준비하는 채용비리처벌 특별법(가칭)이 윤곽을 드러냈다. 채용비리자 처벌을 강화하고, 채용비리 요소를 성별·지역·학력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했다.

류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같은 당 배진교·심상정 의원과 공동으로 입법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 참가자들은 채용비리의 심각성을 공유하면서도 특별법의 적용범위를 제한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벌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별·지역 등 차별금지 요소 포함
“채용비리 행위자 개념 명확히 해야” 지적


류 의원이 발의를 준비하는 특별법은 채용비리의 법적 개념을 명확히 하고, 청탁자와 수탁자를 처벌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망을 빠져나가는 채용비리 행위자를 엄벌에 처하겠다는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류 의원은 법안 초안에서 채용비리를 “부정한 방법으로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을 채용하거나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을 채용하지 않기 위한 행위”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성별, 지역, 출신 학교, 구직자의 친족, 구직자의 지인 또는 재산 정도를 고려해 채용하거나 하지 않은 행위다. 각종 사회적 차별요소를 활용해 채용 과정에 개입하거나 공정한 채용을 방해한 행위를 모두 포괄한다.

다만 채용비리의 청탁 관계와 피해자, 그리고 수혜자에 대한 정의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발제를 맡은 권영국 변호사(법무법인 초석)는 “채용비리 행위자와 피해자, 채용비리 청탁자와 수탁자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채용비리의 개념과 채용비리 청탁·수탁자,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법적 해석이 없다 보니 채용비리 여부를 다투는 법정에선 업무방해가 주된 쟁점으로 떠오른다. 은행권 채용비리를 보도한 이명선 <셜록> 기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은 적용 혐의가 업무방해이기 때문에 사용자쪽 증인은 주로 업무를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며 “최근 신한은행 사건 공판에 출석한 실무면접관은 자신이 매긴 실무면접 점수를 채용팀이 수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해 재판장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채용비리를 범죄로 규정하는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용비리가 드러나도 수혜자는 여전히 채용상태를 유지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대법원의 부정 채용 판결을 받은 61명 가운데 41명이 여전히 은행을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30명 이상 사업장’ 적용범위 쟁점
300명 이상 대기업·공공기관에 적용 제안


제정법 조문의 구체화에는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최대 쟁점이 된 내용은 법 적용범위다. 류 의원은 당초 모든 사업장에 특별법을 적용하려 했다. 그러다 최근 법리검토를 통해 범위를 30명 이상 사업장으로 좁혔지만, 일부 전문가는 100명 미만 혹은 300명 미만으로 더욱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30명 미만 사업장의 채용비리 발생을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정해명 정의당 비상구 자문위원(공인노무사)은 “특별법은 채용 절차에 개입하기보다 채용비리 행위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려는 목적이므로 실제 채용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적용범위를 맞추는 게 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30명 규모의 소규모 기업은 인사채용을 위한 시스템 관리조차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수준일 여지가 큰데 이곳에 특별법을 적용하는 것은 사회적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도 300명 이상 사업장으로 범위를 제한하자고 했다.

처벌 수위도 논란이다. 공청회에 참가한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특별법 초안의 처벌조항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초안은 채용비리를 저지른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채용비리 행위자 명단도 1년간 공개하도록 했다. 조 사무국장은 “채용비리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배임수증재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법정형도 그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형법은 두 범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행위자 엄벌보다 피해자 보호 초점 맞추자” 제안도

다만 이 같은 적용범위 확대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주문하는 청년층 요구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용비리의 직접 당사자인 청년층과 법을 집행·적용하는 기성세대 사이의 일부 인식차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참가자는 채용비리 근절이 각종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란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기획국장은 “채용비리에 대한 분노를 단순히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만 이해해서는 채용비리로 드러난 사회의 아픈 곳을 짚어 낼 수 없다”며 “채용비리는 기득권을 가진 절대 소수가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그들에게만 적합한 사회구조를 만들어 다시 다른 이들의 노력과 결과물마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단단한 체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참가자들은 △늘어나는 수시·특별채용에서 비리가 있을 경우 처벌조항 부재 △피해자 특정의 어려움 △채용비리 수혜자 해고시 부당해고 논란 △사회적배려 대상자 채용 특례와의 충돌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특별법 초안이 채용비리 행위 처벌에 초점을 맞춰 자칫 채용비리를 한 기업 혹은 기관에 대한 문제를 희석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처벌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로 특별법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채완 변호사(민변 노동위)는 “채용비리 행위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채용비리가 만연한 시스템과 사회분위기를 혁신하기 위해 피해자 보호를 중점에 두고 관련 제도와 조문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류 의원은 “채용비리보다 그 너머의 불평등한 구조가 문제라는 데 공감한다. 극한의 경쟁에 놓이다 보니 공정하게라도 해 달라는 말이 나온다”며 “다양한 개선점을 많이 접했고, 보완해서 발의할 때까지 많은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  jae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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