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여의도성모병원지부 조합원

현재 민주노총은 어느 지점이 막혀 있다. 그 지점을 넘어설 수 있는 최적임자가 바로 박민숙 동지다.

내가 박민숙 수석부위원장 후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97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 무효화 파업 투쟁 때였다. 나는 여의도성모병원노조 교육선전부장으로 파업에 참가했다. 박 후보는 대전성모병원노조 사무장으로 대전 지역 최초 파업을 이끌다가 징계 해고됐다. 박민숙 동지는 보건의료노조 3~6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으로, 그리고 7~8기 중앙 부위원장으로서 지역과 전국을 다니며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산별 중심으로 모아 내고 통일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박민숙 동지는 대외적으로는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집행위원과 제주 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보건의료운동과 시민사회와의 연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투쟁할 때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싸워 승리를 쟁취했다. 제주 영리병원 철회 투쟁에서는 100여개가 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우리나라에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도입할 수 없다는 강렬한 신념으로 영리병원 도입을 막아 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박민숙 동지는 매사에 열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낸다. 투쟁이면 투쟁, 정책이면 정책, 조직에서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100% 완수해 왔다. 물론 그것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그런 박민숙 동지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나서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95년 창립한 민주노총은 백만 노동자의 민주노총, 제1 노총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의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다. 그동안 우리는 거기는 우리가 갈 곳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그들만의 리그에 냉소적 태도를 보여 왔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만 잘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바뀌지 않은 민주노총, 바뀔 것 같지 않은 민주노총에 대해 포기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그 개혁의 적임자가 나타난 것이다.

올 7월 민주노총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대화를 주장하면 무조건 협조주의고 자본에 투항하는 배신행위인가. 정상적인 회의진행을 막는 폭력은 정의로운 폭력인가. 도대체 누가 그런 행위에 면죄부를 줬는가. 더욱더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대의원대회 부결 이후다. 부결 당시 합의안이 투쟁의 걸림돌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투쟁을 선동했던 분들은 김명환 집행부를 사퇴시키고 비대위를 구성했다. 하지만 그 어떤 유의미한 투쟁이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존재감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것을 들은 바 없다.

불평등 양극화 심화와 저성장·저출산·고령사회가 도래하면서 공장의 담을 넘어 민주노총의 사회대개혁 투쟁이 절실하다. 의료공공성 투쟁을 하면서 ‘돈보다 생명’의 가치가 온몸에 체화돼 있는 박민숙 동지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의료안전망 투쟁은 물론 고용안정망·사회안전망 투쟁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산별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이 해왔다. 하지만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발전을 해야 할 상황이다. 더 큰 민주노총의 힘과 역할이 간절히 필요하다. 자신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자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과거의 이야기만 계속하는 그런 민주노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100만 조합원에게 민주노총을 돌려줄 수 있는 후보. 민주노총의 과감한 변화, 사회적 교섭, 이기는 투쟁을 이끌 후보로 기호 1번 수석부위원장 후보 박민숙 동지를 적극 추천한다. 그녀가 나서면서 민주노총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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