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모절차를 시작한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에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금감원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퇴임 5개월도 지나지 않아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조차 받지 않은 채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은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저버린 행보란 비판이다.

사무금융노조 금감원지부(지부장 오창화)는 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 전 수석의 서울보증보험 사장 지원 시도에 대해 자중을 촉구했다. 지부는 “유 전 수석은 금감원 인사를 관장하는 인사윤리위원회 위원장을 3년 가까이 맡았고, 올해 3월부터 금감원 보험업무를 총괄했다”며 “금감원 검사를 받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는 피하는 게 상식이자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부는 유 전 수석이 서울보증보험 경영공백을 빌미로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승인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퇴임한 유 전 수석은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 심사조차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만약 유 전 수석이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내정돼도, 공직자윤리위가 취업승인을 내주지 않으면 서울보증보험은 사장 공모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부는 “유 전 수석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3년 취업금지 기간을 지켜 주길 바란다”며 “친정인 금감원이 여러 악재로 어려운 상황인데, 개인의 영달만 쫓는 행동은 제발 자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보증보험 외에도 최근 금융권에 정부의 관료들이 속속 자리하면서 관피아 논란을 재연하고 있다. 앞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을 받았다. 12월8일 임기를 마치는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대부분 전·현직 금융관료다.

공석이 된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에는 금융위원회 출신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연합회에서도 역시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구·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금융관료 일색이다.

이 밖에도 코스콤과 신용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기관들이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관세청과 금감원·예금보험공사 관료 5명이 관련 협회와 법무법인·저축은행·카드사 등에 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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