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임원선거 김상구 후보조

민주노총 임원선거 출마자들이 선거운동을 개시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 또는 사회적 교섭을 놓고 각 후보조 간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4개 후보조 중 한 개 후보조만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상구 후보 “당선되면 사회적 교섭 승인된 것”

기호 1번 김상구·박민숙·황병래(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세적인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김명환 전 집행부는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합의안 추인에 실패해 지난 7월 중도 사퇴했다. 이번 선거에서 사회적 대화 관련 각 후보진영 입장·공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상구 후보조는 김명환 전 집행부 당시 사회적 대화에 찬성했던 진영이다. 자칭 ‘공조직중심운동’으로, 이른바 ‘국민파’로 분류돼 왔다.

이날 김 후보조는 “교섭과 투쟁 두 개의 수레바퀴로 굴러가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중앙에서 교섭의 기조를 세워두고, 산별·업종을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노정교섭·산별교섭·대국회 교섭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 위기가 심각한 자동차·조선 업종에서 노사정 협의체를 최우선으로 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중앙 차원의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교섭이라는 공약을 걸고 들어온 후보기 때문에 당선된다면 조합원 총의가 사회적 교섭을 승인해 준 것으로 본다”며 “회의체 구조를 거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주·양경수 후보 “투쟁” 강조
이호동 후보 “교섭과 투쟁 병행”


반면 기호 2번 이영주 후보조는 투쟁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교섭의 핵심 전략으로는 노정 직접교섭·산별교섭을 제시했다.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한국 노동정책의 역사를 보면 사용자와 정부가 같은 입장”이라며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링 위에 올랐는데 상대가 두 명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조는 “정부와 사용자, 노조가 동등하게 논의할 수 있는 구조는 민주노총과 정부 사이의 직접교섭, 각 산별노조와 사용자단체 사이의 산별교섭”이라며 “선수가 두 명이어서 공격보다는 수비만 하게 되는 투항적 노사정 대화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는 내년 11월 총파업을 제시했다. 총파업에 더해 민중총궐기 수준의 민중투쟁도 실현해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호 3번 양경수 후보조도 “투쟁 중심으로 사회 의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들러리 서는 사회적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대본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를 계속 강조하는 것은 지난번 (김명환 전 집행부) 불신임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것”이라며 “구시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에 계류된 정부의 노동개악안도 철회하지 못하면서 벌써부터 사회적 교섭을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조도 이른바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해 내년 11월3일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 대선 국면에 접어들 텐데 (총파업을) 해야만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가 사회적으로 여론화되고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호 4번 이호동 후보조는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기 결정 사안(김명환 전 집행부 당시 사회적대화 부결 결과)을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교섭과 투쟁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이호동 후보조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 조합원의 폭넓은 공감대가 있어야 하고, 결정은 조합원이 하는 것”이라며 “결국 조합원이 중심이 돼 투쟁을 하는 것이고, 투쟁을 통해 교섭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주·양경수·이호동 후보조는 모두 핵심공약발표 기자회견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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