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붉은 반점 등 피부질환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계는 “지난 4월 현대중공업과 KCC가 공동으로 개발한 도료를 사용한 뒤 질환자들이 발생한 것”이라며 고용노동부에 사용중단 명령을 내릴 것과 역학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포함된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현대중공업이 들여온 친환경 무용제 도료를 사용하면서부터 도장작업 노동자들 사이 피부발진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지부 조합원 일부는 가려움증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위원회가 확인한 피해 노동자는 현대중공업 선행도장부에서 일하는 노동자 17명과 해양도장 노동자 6명으로 총 23명이다. 이들은 붉은 반점과 물집이 생기는 피부발진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KCC와 공동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도료를 지난 4월부터 일부 사업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무용제 도료는 유기용제 도료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 데다 밀폐구역 작업시 화재 등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이 무용제 도료는 친환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4월부터 신규 물질을 사용하면서 사전유해위험성 평가를 포함한 어떠한 안전보건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9월 초 도장부 원·하청 노동자들을 조사한 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9월 말 임시건강진단을 요청했다. 이에 10월 말부터 도장작업자 333명 전원에 대한 병원검진이 진행되고 있다. 검진은 이달 6일께 마무리된다. 위원회는 “(집단 발진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용제 도료를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직접 사용한 노동자가 아닌데도 도장라인 노동자에게서 추가 발진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무용제 도료 사용중단 △역학조사 즉각 실시 △조사과정에 노조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피부발진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 사용은 전면 중단하고 제조사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11월 초부터는 개선된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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