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모비스의 물류도급 업체 노동자들이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으로 임금·단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원청의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모비스물류지회(지회장 안상호)는 28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회와 직접 교섭 당사자인 동원로엑스의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협력사 노사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단체교섭이 파행을 겪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모비스는 교섭에 대한 지배·개입과 원하청 불공정 갑질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물류전문업체인 동원로엑스(구 동부익스프레스)와 2018년 11월 울산물류센터 물류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 사내하도급 업체가 담당하는 업무를 외부전문업체로 이양한 것이다. 지회에 따르면 울산1·2·3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동원로엑스 직원은 150여명이고 지회 조합원은 140여명이다. 이들은 자동차AS부품이 입고된 이후 포장부터 컨테이너 선적까지 담당하고 있다.

지회는 2018년 6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뒤 사측과 교섭을 진행해 왔다. 2020년 임단협 쟁점은 주간연속 2교대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임금손실을 보전하는 문제였다. 지회는 올해 4월 교섭을 시작한 뒤로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다 지난달 16일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회에 따르면 이달 21일 진행된 교섭에서 노사가 가까스로 이견을 좁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안상호 지회장은 “잠정합의안에 서명하기 직전에 회사가 정회를 요청한 뒤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며 “원청의 개입으로 교섭에서 논의된 내용이 뒤집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부는 “현대차그룹이 설정한 ‘양재동 가이드라인’이 계열사와 협력사에 적용돼 임금동결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기본급 동결로 2020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안 지회장은 “원청사의 개입과 갑질 횡포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 상대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협력사 노사문제에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부분파업에 따른) 물류차질로 인해 회사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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