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자회사에 고용된 청소노동자가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면서 26일부터 발전소 내 휴게실과 대기실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26일 노조 발전분과위원회에 소속된 퍼스트키퍼스(주) 조합원 800명이 퇴근 이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점거는 한빛·고리·새울·월성·한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퍼스트키퍼스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설립된 한수원의 자회사다. 한수원의 청소와 시설관리·운영을 담당한다.

원자력발전소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같이 국가중요시설 ‘가’급으로 분류되는 시설이다.

노조가 점거농성을 하는 이유는 회사와의 단체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다.

퍼스트키퍼스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올해 3월부터 사측과 17번의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승진제도 2단계에서 9단계로 개편 △낙찰률 94%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승진제도를 개편해 점차적으로 임금인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약 88%인 낙찰률을 높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이다. 박용규 노조 부위원장은 “가장 높은 수준의 국가중요시설에서 대부분 고령인 청소노동자들이 퇴근하지 않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지만 요구가 그 정도로 절실하다”고 밝혔다.

퍼스트키퍼스 관계자는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을 뿐 17차례 교섭에 모두 참여할 정도로 성실하게 교섭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노임단가 인상분까지 포함돼 용역 때보다 14~16% 임금상승이 이뤄져 처우개선을 다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낙찰률에 대해서는 “회사가 무작정 약속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는 한수원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조는 “한수원과 퍼스트키퍼스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거부한다면 30일부터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더 높은 수위의 투쟁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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