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일본 덴소가 100% 출자한 ㈜한국와이퍼블레이드(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이 3년째 신차 수주가 없는 탓에 물량감소에 따른 폐업과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회사가 공장 폐업 이후 물량을 외주화하기 위한 ‘기획폐업’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22일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분회장 최윤미)에 따르면 한국와이퍼는 지난 20일 공문을 통해 “지난 2년간 와이퍼 사업을 확장하지 않은 것은 한국와이퍼·덴소코리아·일본덴소와이퍼·덴소재팬 모터사업부 4개사가 고뇌 끝에 내린 판단”이라고 밝혔다. 분회는 2018년부터 신차 수주가 없어 이대로 가면 차종 단종에 따라 물량이 감소하는 문제를 지적해 왔다.

덴소코리아 계열사인 한국와이퍼는 덴소코리아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2차 벤더업체다. 덴소코리아 화성공장에서 와이퍼 핵심 부품인 모터를, 한국와이퍼가 와이퍼 블레이드·암을, 협력사인 EHE가 와이퍼 링케이지를 생산하면 한국와이퍼는 이 부품을 조립해 납품하는 시스템이다. 직원 300여명 가운데 260여명이 분회 조합원이다.

분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한국와이퍼 3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부 물량을 일본에서 수입한다. 분회는 대체생산 체계를 구축해 공장을 폐업하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와이퍼 영업권을 가진 덴소코리아는 2024년 와이퍼(모터)사업부를 정리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을 정리한 뒤 물량을 외주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분회에 따르면 일본 덴소는 2018년 7월 와이퍼 링케이지를 생산하던 덴소오토모티브 홍성공장을 폐업하고, 같은해 8월 EHE라는 협력업체를 세워 같은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윤미 분회장은 “규모를 줄여서 일본에서 대체생산하다가 결국 EHE로 물량을 보내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분회는 △신차수주 △대체생산 체계 금지 약속 △대체생산을 위해 만든 헤드금형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최 분회장은 “올해 초부터 고용보장 문제를 대화로 풀자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라인을 세우고 나서야 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덴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현대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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