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가천대길병원의 노조탄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본지 2020년 9월3일자 9면 “노조 집단탈퇴 줄잇는 가천대길병원” 참조>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천대길병원의 수간호사가 다른 간호사에게 노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하는 내용의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는 올해 1월 이뤄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한 수간호사는 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간부에게 “이번에 좀 부탁을 하고 싶다. 노조활동은 해도 임원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간부를 하지 마라고 하는 이유로 “자기가 요주의 인물이고, 전단지 뿌리고 다니면 부서 직원 보고가 수간호사들 통해서 (얘기가) 들어온다”며 “자네가 드러나면 본인에게도 마이너스 아니냐”고 했다.

장 의원은 “말을 조심하는 것 같아도 요주의 인물이라는 단어, 지속적으로 받는 보고, 노조활동 할 거냐는 물음 등은 모두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병원장 외 13명을 부당노동행위와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소했다”며 “고소인 조사가 3차까지 이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요주의 인물이라고 얘기한 근거도 나왔다. 길병원의 직원 ‘블랙리스트’다. 길병원 수간호사끼리 지난해 1월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나온 리스트다. 이름·성향·직책·내용으로 구분해 작성한 리스트에는 3명의 주임간호사(Charge Nurse, CN)와 간호사(Registered Nurse, RN) 성향이 ‘강’으로 분류돼 있다. 직책란에는 ‘(노조) 대의원, 조장’ ‘조장 도와줌’으로 활동내용을 기록했다.

정영민 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사무장은 “녹취록과 같은 일들은 지부가 세워진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간호부에서는 수간호사의 힘이 커 대규모 탈퇴가 계속 일어났다”고 증언했다.

길병원은 조합원을 승진에서 배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부를 와해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지난해 조합원 1천9명 중 7명만이 승진한 반면 탈퇴조합원 359명 중 49명이 승진했다. 지부 설립 당시 조합원수는 1천318명이었으나 현재는 600여명이다.

가천대길병원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건에 대해서는 딱히 입장을 내고 있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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