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용역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공공기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 10명 중 5명은 처우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나빠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기관 자회사의 운영실태 및 개선 방향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원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겸임교수·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이 연구를 수행했다.

설문조사는 자회사 조합원 1천10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모기관 노측(7명)·자회사 사측(11명)·자회사 노측(12명)도 별도 설문에 답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다.

자회사 조합원 응답자(990명) 중 “오히려 임금이 하락했다”고 답한 비율은 16.4%였다.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32.4%였다. 파견·용역업체 비정규직에서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 중 48.4%가 임금 개선 효과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환방식에 대해 자회사 조합원 71.6%는 “직접고용이 낫다”고 답했다. 자회사 방식에 대한 만족도는 5점(매우 만족) 척도에서 2.51에 불과했다. 만족도가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김송현 공공산업희망노조 코스포서비스지부 삼척지회장은 “당장 동일직종에서 직접고용한 회사와 자회사를 비교해도 직접고용이 대부분 직업 만족도, 복지, 고용 안정성, 처우개선에서 우위에 있다”며 “지금처럼 회사가 용역회사 같은 방식으로 지속한다면 자회사 노동자는 언젠가 다시 직접고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재 인천공항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는 자회사의 ‘독립성·안정성·전문성’을 보장하도록 권고했지만 자율성이 없는 용역형 자회사로 변질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매년 임금인상과 인원증원을 하면서 자회사에는 낮은 인건비를 책정하고 이런 낙찰률이 적용된 개별도급계약을 한다”며 “인천공항공사와 자회사 노동자 간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