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만남에서는 정책을 제안했고, 다른 만남에서는 정책 공방을 벌였다.

김종철 정의당 신임 대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취임 인사차 여야 대표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을 먼저 찾은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빨리 논의했으면 좋겠고 전 국민 고용보험제 추진 과정에서 정의당의 제안을 함께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낙태죄 문제에 대해서도 “임신중절을 비범죄화하는 것을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진보 개혁진영에 금기를 깨는 정책들을 제안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사회안전망 확충 등의 선결 조건이 이뤄지면 고용유연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낙연 대표는 “제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저희와 함께 늘 손잡고 가는 게 서로를 위해 좋겠다”며 “경쟁할 때는 경쟁하고 협력할 때는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예방은 덕담이 오가는 속에도 긴장감이 돌았다. 정당 운영에 대해 가르침을 달라고 김 대표가 인사하자 김 비대위원장은 “정의당이 특색 있는 정당이 돼야 하는데 그간 여당에 편승하는 노릇을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노동관계법이 복잡다단하게 얽혀서 실질적으로 일부 노조에 소속된 사람에게는 혜택이 가지만 전반적인 근로자에게 혜택이 가지 못한다”며 “노동관계법 그것(개혁)을 정의당에서 앞장서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노동개혁이 해고를 쉽게 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종철 대표는 “국가가 재교육하고, 독일의 노동자 이사제도를 하고,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별 노조가 활성화한다면 (노동개혁을 논의할 수 있다)”며 “가급적 직접고용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차별받지 않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나 수당을 많이 주는 등의 정책을 국민의힘이 이야기하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낙태죄 폐지에 관심 가져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출생률이 저하돼서 애들이 감소하고 있다”며 에둘러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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