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이후 재확산한 코로나19로 하반기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정부 일자리사업으로 예산이 투입된 공공행정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 산업에서 고용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13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제조업을 회생시키지 않고서는 정상화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천412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7천명(2.4%) 증가했다.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가장 컸던 5월 15만5천명 증가에 그쳤던 상황에서 다소 개선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중 서비스업은 974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37만4천명(4.0%)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도 정부·지방자치단체 일자리사업인 공공행정 분야에서만 18만1천명이 늘었다. 정부 일자리 사업은 청년층보다 고령자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연령대로 살펴본 고용보험 가입자는 60세 이상에서 23만2천명 증가했다. 40대와 50대도 소폭 증가했다. 반면 29세 이하는 2만2천명, 30대는 5만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업무를 하는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1만2천900명 줄어 8월(5천명 감소)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9월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무엇보다 제조업 상황이 우려된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52만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천명(1.4%) 감소했다. 지난해 9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69만8천명으로 1조1천663억원이 지급됐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천명(39.4%) 증가했고, 8월(9만명)보다 9천명 늘었다.

권기섭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정부 일자리사업 등으로 일부 고용이 늘었고 완충작용을 하는 상황이지만 고용상황이 정상 궤도로 들어서려면 제조업쪽이 완전히 회복돼야 한다”며 “음식·숙박업, 도매업, 운수업 같은 대면서비스업은 코로나19가 확실하게 안정화될 때까지는 사실 (고용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노동부 고용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특수고용직, 영세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에 대한 고용상황은 16일 발표되는 통계청 9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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