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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앞둔 국회엔 노동자들 ‘절규’가 쌓였다6일 오전에만 10곳 기자회견, 농성 돌입도 … 국감 의제·현안 제안 쏟아져
▲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6일 국회 앞에서 국정감사 의제로 언론개혁 과제를 제시하는 기자회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옆자리에서는 민주일반연맹과 한국노총의 국정감사 요구 발표 기자회견이 동시에 진행됐다. <정기훈 기자>

“여러 단위가 동시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중의 아우성입니다.”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백재웅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좁은 인도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정부와 국회에 해결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펼쳐 놓고 제각각 목소리를 높였다. 절절함과 분노를 머금은 목소리는 종종 갈라졌다. 때로는 국회 앞 대로의 자동차 경적소리에 묻히기도 했다. ‘아우성’은 오전 내내 이어졌다.

“정규직 전환한 공무직 노동자 차별 해소해야”

포문을 연 이들은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국회의원단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후 공무직으로 전환한 노동자의 실질적 처우개선이 미흡하다며 국회에 점검과 개선을 촉구했다.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2017년 정부정책에 환호하며 안정적 신분 보장과 노동조건 확립을 기대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 정규직이라는 허울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직은 동일한 직제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도 기관마다 예산지침이 달라 차별이 생긴다”며 “직제와 무관한 복지수당도 기관마다 다르고 3년간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이 6일 국회 앞에서 공무직 차별해소와 처우개선 입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김주영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소홀했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지난 4월 공무직위원회를 발족하고 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나 각 정부부처가 내년 예산편성과 관련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5차 전체회의는 파행을 겪었다.

바로 옆에서는 민주일반연맹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평가를 국회에 주문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시설관리 노동자인 금보성씨는 “참담하다”고 증언했다. 그는 “10년 전 용역업체 소속으로 140만원을 받았는데 공무직 전환 뒤 193만원을 받고 있다”며 “식대(13만원)를 제외하면 최저임금(8천590원) 수준의 기본급”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임금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중앙행정기관 공무직 임금인상률을 1.5%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금씨는 “공무직이면 고용보장도 되고 공무원에 준하는 복지가 주어지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실제로는 혜택은커녕 빈곤에 신음하고 있다”고 했다.

▲ 민주일반연맹이 6일 국회 앞에서 국정감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대학원생 노동인권 보장·사학비리 척결

해묵은 과제도 있다. 학생 인권 보장과 사학비리 척결이다. 대학원생노조는 학업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학생연구자의 안전한 학문연구 정착과 인권 보호를 요구했다.

신정욱 공공운수노조 대학원생노조지부장은 “교수의 갑질이나 실험실 안전사고, 성폭력 사안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 문제는 정부가 대학원생의 노동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발생한 경북대 실험실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대학원생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면서 병상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생은 학업 외에도 생계를 위해 학과 행정조교나 학생 연구원, 학회간사, 대학강사 등 다양한 노동을 한다. 그러나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밤샘노동이나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지 못한다. 지부는 대학원생이 대학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관리에 관한 법률(연구성과평가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국회 앞 농성에 돌입했다.

대학노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십 년째 이어진, 그러나 여전히 근절하지 못한 사학비리 척결을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을 다시금 촉구했다. 대학노조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대학 정상화라는 미명 아래 비리 당사자에게 대학 운영권을 되돌려 줬다”고 비판했다. 사학비리가 끊이지 않는 연유다. 대학노조는 △사학비리 방조 임원의 취임 승인 취소 △비리인사 교육현장 복귀 차단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사학 정례감사를 위한 별도기구 설치 △사립대 회계 등 공용 자원관리시스템 도입 △내부자 사학비리 제보시 대학평가 감점 예외적용을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을 촉구했다.

▲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조지부가 6일 국회 앞에서 실험실 사고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학 조성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농성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언론개혁 손 놓은 지난 3년

언론노조도 △시민이 참여하고 대주주의 사유화를 방지할 지상파방송 지배구조 개선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지역언론 지원방안 수립 △포털 뉴스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오종훈 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3년간 언론정책은 사라졌고, 언론은 진영·정파논리에 치여 ‘기레기·기더기’로 전락했다”며 “각종 언론의 위기와 개혁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연일 중요성을 강조하는 필수노동자도 이날 국회 앞에 모였다. 공공연대노조는 아이돌보미와 장애인활동지원사·생활지원사·보육교사 등 코로나19 확산에도 노동을 멈추지 못하는 필수노동자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국감에서 다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부처별 돌봄대책의 통일적 체계 마련 △돌봄 필수노동자의 정부고용 △돌봄 분야 필수노동 지위에 걸맞은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코로나19에 따른 돌봄 위기로 고통 속에서 절규하는 당사자와 관련 분야 종사자의 고통을 이해한다면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관련 대책 수립에 모든 것을 가리지 말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되풀이한 문제 해소에 국회가 본분 다하길”

이날 노동자 기자회견 외에도 다양한 당사자들이 국회에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 앞을 찾았다. 족히 10곳을 넘는 단체들이 오전 내내 국회를 바라봤다.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실장은 “국감 때마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당사자들이 국회 앞을 찾아 목소리를 높이지만 국회가 제대로 응답하지 않아 문제가 계속 쌓이기만 했다”며 “부디 21대 국회의 첫 국감인 만큼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 본분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재  jae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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