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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구제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 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은 사용자가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2년을 초과해 기간제 노동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 간주한다. 그런데 여기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는 당연히 정규직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간의 정함만이 없고 노동조건은 그 전과 다르지 않거나 정규직과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용자는 이윤절감과 노무관리 등을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쯤에 위치한, 계약기간은 정함이 없으나 노동조건은 정규직에 비해 낮은 소위 무기(無期)계약직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무기계약직을 소위 ‘중규직’이라 일컫는 이유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도 무기계약직이 양산됐다. 이처럼 무기계약직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지 오래다.

2. 무기계약직은 통상 정규직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데 왜 그 노동의 가치가 달리 평가되는가. 이러한 의문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비춰 보더라도 매우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무기계약직의 현실적 남용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의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를 시정하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은 부재했다.

3. 최근 이와 관련된 법원의 몇 가지 의미 있는 판결을 살펴보자. 먼저, 법원은 MBC 사건(서울남부지법 2014가합3505)과 경찰청 사건(서울중앙지법 2017가합507736)에서 처음으로 무기계약직을 ‘사회적 신분’으로 인정했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균등대우 원칙에 근거해 차별적 처우를 구제하고자 했다.

다음으로, 대법원은 안동대학교 비전업강사 강의료 차별 사건에서 근로기준법상 균등대우 원칙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뿐만 아니라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은 금지되고 이에 반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은 무효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이 판결은 ‘근로내 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을 일반적으로 금지해 차별 구제 법리의 적용범위를 상당히 확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기간제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로 전환된 이후 정규직과의 차별이 문제된 대전MBC 사건에서, 기간제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있을 경우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이 판결은 기간제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로 간주되는 경우 그 노동조건의 기준을 제시한 첫 사례다. 이 판결은 기간제법에 관련 규정은 없지만 기간제법의 목적과 취지, 차별처우 금지조항의 해석, 공평의 관념 등을 근거로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는 과거 대법원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사건 관련 판례(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다74592 판결 등)에서 판시한 태도와 동일하고, 파견법의 관련 조항(6조의2 3항1호)과 같은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판결은 소위 무기계약직이 정규직과 비교해 차별을 당할 경우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판결은 무기계약직에게 적용되는, 정규직과 별도의 취업규칙 등이 존재하는 경우 그 적용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이와 같은 판례 법리를 종합하면, 향후 무기계약직은 달리 정함이 없거나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정규직과의 차별은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같은 중앙부처나 지자체 내 무기계약직 간 차별 또한 상당한데, 이것이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것이라면 이 또한 위 판례 법리를 근거로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더욱이 근본적으로 대전MBC 사건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 노동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로 전환할 때 원칙적으로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무기계약직 양산 자체가 제한돼야 한다. 무기계약직 차별의 근본적인 해법은 그 사용을 규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5. 고용형태로 인한 차별은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현재의 법령과 판례 태도로는 이와 같은 다양한 방식의 차별을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차별 구제 법령과 판례가 여전히 제한적이고, 차별적 처우 자체를 인정받기 위한 법적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최근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이슈가 됐고다. 해당 법률에는 고용형태 등을 이유로 한 모집·채용, 임금과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 승진, 노동시간, 해고, 편의제공 등 고용상 제반 영역에서의 포괄적인 차별금지가 담기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화한다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기본 취지에 적극 동의한다. 여기에 기존 노동관계법령의 제한적인 차별금지 규정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내용이 포함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용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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