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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산하기관 노조, 설립신고증도 받았는데 “노조 아니다”?감사원 뒤집기에 국방과학연구소노조·국방기술품질원노조 ‘교섭 불가능’
▲ 공공노련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국방부 산하기관 노동존중 실현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재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품질원 노동자들이 두 기관 설치를 규정한 근거법 때문에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단체교섭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용자쪽은 법을 개정해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지만 단체교섭은 당장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는 공공노련(위원장 박해철)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국방부 산하기관 노동존중 실현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나왔다. 토론회는 국회 국방위원회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같은당 이수진(비례) 의원이 공동개최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준용” 노동 3권 불허

장진영 변호사(법률사무소 성의)는 발제에서 “국방과학연구소법 14조와 방위사업법 60조가 각각 국가공무원법 7장 복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을 제정해 공무원의 노동 3권을 인정한 것에 비춰 보면 매우 이례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은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당시부터 제정돼 이후 개정 과정에서도 고쳐지지 않았다.

두 조항 때문에 노동자들의 적법한 노조활동도 침해당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국방기술품질원 노동자들은 이보다 앞선 같은해 1월 각각 노조를 설립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들이 민간인 노동자인 점, 공무원도 단체행동을 제외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설립신고증을 내줬다. 그러나 감사원은 노동부가 규정을 과도하게 해석했다며 두 차례나 감사를 실시하는 등 제동을 걸었다. 사용자쪽도 두 조항을 빌미로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현행법상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며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노사·정부 “조속한 법개정” 필요성에는 공감대

전문가들은 조속히 법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노동 3권을 인정한 취지는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경제적 약자인 노동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국방과 관련돼 있다고 해서 국방부 산하기관 모든 노동자의 노동 3권을 제한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사용자쪽도 이같은 입장에는 공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김재식 국방과학연구소 법무실장은 “국가안보도 중요하나 노동자 기본권도 보장해야 한다”며 “공무원 복무규정 준용 조항뿐만 아니라 같은 법 처벌 조항에서도 노동자를 공무원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조항은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김신숙 국방부 전력정책과장은 “법 개정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공무원노조법이 있으니 이를 준용토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처럼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하되 단체행동권은 제한하는 방안이다.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며 단체교섭은 여전히 거부

사용자쪽과 정부는 법 개정 필요성엔 동의하면서도 단체교섭에는 난색을 표했다. 김재식 법무실장은 “국방과학연구소법을 2000년 개정할 당시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무원직협법)에 따라 직장협의회는 인정하지만 노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법의견을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법을 개정했다”며 “정부가 명시적으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의사를 밝혔던 만큼 이를 뒤집고 노조를 인정해 교섭을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신숙 과장도 “법 개정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현행법상 노조활동을 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감사원에서도 이를 지적한 만큼 국방부가 이를 임의로 해석할 수 없어 행동의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공공노련은 법 개정과 단체교섭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철 위원장은 “두 노조는 이미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설립된 노조이기 때문에 단체행동권에 제한을 두는 해석이 있다고 해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을 받은 셈”이라며 “단체교섭으로 인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점을 감안해 노사 신뢰에 기반한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노동부가 합동으로 좋은 방향을 찾아 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재  jae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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