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범 금융노조 신용보증기금지부 위원장이 2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신아무개 감사 연임에 반대하며 삭발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지부>
신용보증기금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신아무개 감사의 연임 시도를 비판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금융노조 신용보증기금지부(위원장 김재범)는 2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감사가 재임 기간 인권을 무시한 갑질감사를 벌이고, 본인 치적 쌓기용 과잉감사를 일삼았다며 노동자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재범 위원장은 이날 삭발했다.

김 위원장은 “신 감사는 코로나19 고통 극복을 외면한 조직 이기주의와 법령·권한을 뛰어넘는 월권행위 논란 등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신용보증기금 노동자들에게 아픔과 상처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신용보증기금이 신 감사 연임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감사 임기는 다음달 14일 만료하지만 새 감사를 선임하는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고,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최근 상임감사 평가 결과 A등급을 획득해 연임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신 감사의 연임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부가 실시한 경영진 평가 설문에서 신 감사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부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신 감사 임기연장 여부에 대해 실시한 찬반 설문조사에서도 1천504명 가운데 1천495명이 연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정부가 신 감사의 연임 시도를 방치하는 것은 설문조사에서 확인한 신용보증기금 노동자들의 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신용보증기금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대책을 수행하느라 그야말로 전쟁터이고, 중소기업은 지원을 받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며 “갑질감사의 연임이 결정된다면 노동자는 다시 한 번 위축되고 사기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의견을 반영한 인사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 눈높이와 정서를 고려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인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공공기관 임원을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는 내부 노동자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두도록 하고 있다”며 “2년간 같은 조직 구성원으로 일하면서 감사의 업무 행태나 태도를 경험한 노동자의 평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청와대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 감사쪽은 노조의 문제제기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 감사는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용보증기금의 방만한 업무관행에 제동을 걸고 면밀한 감사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구로 불러 감사한 것을 두고 지부는 갑질감사라고 비난하고 있다”며 “나머지 지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데도 자격이 없다며 비방을 일삼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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