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관광공사노조
부산관광공사노조(위원장 곽영빈)와 공사 경영진이 명예훼손 공방을 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관광공사의 만성적인 재정난으로 운영 중이던 유스호스텔 ‘아르피나’를 부산도시공사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정희준 관광공사 사장은 곽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 정 사장 관련 민원을 제기한 것을 근거로 지난달 22일 명예훼손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소송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냈다.

“노사관계 파탄” vs “사석 험담은 용인하겠으나”

노조는 정 사장이 관광공사를 방만하게 경영하고, 노사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해 왔다. 곽 위원장은 “정 사장은 지난 3월 부산시 정기종합감사에서 회의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 기관경고를 받았다”며 “초기부터 민선 7기 시장캠프의 측근 인사들을 관광공사 곳곳에 발령하는 등 낙하산 인사 구태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정 사장이 줄곧 회의석상 등에서 관광공사 노동자들의 능력이 부족해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다며 비난해 노사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하고, 정작 관광공사 재정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 등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노조가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고, 이를 문건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명예훼손이 도를 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석에서 사장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은 충분히 용인할 수 있으나, 곽 위원장은 이를 문건으로 만들어 부산시내 정가 곳곳에 뿌리고 거짓정보를 양산했다”며 “사장으로서 노조위원장에게 소송을 제기한 점은 안타깝지만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는데 노사관계가 파탄 났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유스호스텔 ‘아르피나’ 부산관광공사 적자 키워

갈등 배경에는 관광공사의 만성적인 재정난과 아르피나의 운영권 문제가 있다. 아르피나는 본래 부산도시공사가 소유해 운영해 왔으나 2013년 관광공사가 출범하면서 운영권만 이전했다. 그러나 아르피나는 2018년 6억5천만원, 지난해 8억3천만원 적자를 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2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된다.

이를 보다 못한 부산시는 최근 아르피나의 운영권을 다시 도시공사로 환원하는 결정을 내렸다.

갈등은 이후 발생했다. 노조는 아르피나 노동자 32명의 고용불안 문제를 제기했다. 곽 위원장은 “관광공사 노동자가 졸지에 도시공사 노동자로 소속이 바뀔 상황”이라며 “운영권을 환원하면 이들의 고용과 처우 등 노동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없이 아르피나만 도시공사로 환원해서 적자가 나아지겠냐”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대승적 결단이란 입장이다. 정 사장은 “고용승계는 당연히 보장한다”며 “아르피나를 포함한 관광공사 적자액이 40억원에 달할 걸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아르피나를 끌어안고 있는 것은 관광공사가 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 서병수 부산시장 당시에도 아르피나의 도시공사 환원이 논의됐다”며 “아르피나 환원 결정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차원의 결정이지 사장이 독단으로 추진한 게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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