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노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들과 ‘자율경영 협약’을 체결하고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자회사에 낙하산 보직인사를 두고 ‘리모컨 경영’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공사와 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공항경비㈜ 등 3개 자회사가 ‘바람직한 자회사 모델의 선도적 정립을 위한 인천공항 자회사 자율경영 협약’을 체결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 2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동자로 구성한 인천공항노조는 2일 성명을 내고 “자회사 직원들은 구조조정하면서 공사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낙하산 보직인사 파견 기간을 연장하며 경영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개 사업소에서 30여명의 기간제 노동자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내데스크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10명도 앞으로 계약기간이 만료하면 순차적으로 해고될 처지에 놓였다.

이경재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공사에서 인원을 늘리지 마라고 지시해 기간제는 물론 정규직이 퇴사한 자리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채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역 관련 업무까지 떠안아 노동강도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에서 파견 나온 ‘낙하산 인사’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인천공항운영서비스가 설립하면서 공사에서 전문위원 직책을 맡고 있던 4명이 자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소속은 공사지만 자회사에서 핵심 업무를 관장하는 ‘그룹장’ 직책을 독식해 사실상 모든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그룹장은 자회사 사장과 이사 바로 아래 직책으로 주요 업무에서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2개였던 그룹장 직책은 올해 8개로 늘었다. 공사에서 내려온 4명이 모든 그룹장 보직을 맡고 있는데 적게는 1개, 많게는 3개 그룹장을 겸직하는 상황이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로 공항 운영이 어렵다고 자회사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은 내보내면서 되레 자회사 간부직은 늘리고 있다”며 “공사의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계속적으로 확대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지난해 설립한 공기업 자회사로 인천공항 안내데스크와 귀빈실, 유실물관리소 등 여객터미널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탑승동과 각종 시설물 청소 업무와 인재개발원 운영 등의 사업을 한다. 직원 2천370명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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