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노조(위원장 박종규)가 금속노조 가입을 통한 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3월 조직형태 변경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한 지 5개월 만이다.

25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14차 임시총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가 산별노조 가입을 추진하기 위한 체제전환 변경안 찬반의견을 물을 조합원총회를 다음달 9~10일 2일간 열기로 했다. 금속노조 가입은 2018년 12월 출범한 박종규 집행부 공약사항이다.

집행부는 3월에도 조직형태 변경 논의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내부 이견이 표출돼 추진이 무산되고 집행부는 2020년 임금·단체교섭에 집중하기로 했다.

5개월 만에 다시 집행부가 금속노조 가입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지부진한 임단협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 해태로 일관하며 시간끌기 전략을 고수한다고 보고 있다. 임단협은 상견례 일정을 두고 불협화음이 계속됐다. 회사 요구로 상견례 일정이 두 차례 연기돼 노조가 반발했다. 지난달 6일 상견례는 진행됐지만 현재까지 세차례 실무교섭만 이뤄졌다.

규약상 조직형태 변경안이 통과하려면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참석하고 참석 조합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가결시 조합원 2천여명은 민주노총 소속이 된다. 이후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와 통합해 절차를 거쳐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한다. 르노삼성은 다수노조인 르노삼성노조 외에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와 3노조·4노조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 현 기업노조 체제를 유지한다. 집행부 임기가 11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노조의 투쟁강화 방침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하는 데 노사가 힘을 쏟고 있다”며 “노조가 투쟁 강화로 가게 되면 물량확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초 XM3 유럽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려 했지만 노사갈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

주재정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사 화합이 필요한 때에 신뢰를 먼저 저하시킨 것은 사측의 교섭해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산별노조 책자를 발행해 25일부터 선전전을 실시하고 조합원 투표참여 독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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