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가장 ‘친노동 후보’로 꼽힐까.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위원장 박해철)가 17일 이낙연·김부겸·박주민(기호순) 후보에게 받은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사회적 대화·노동부문 최고위원 등 모두 8개 핵심 노동의제에 대한 입장이 담겨 있다.<표 참조>

◇노동의제 후보별 차별성 뚜렷=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방안으로 이낙연 후보는 전 국민 고용보험·고용유지지원금 단계적 확대라는 현 정부 방침을 그대로 제시했다. 김부겸 후보는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취약계층 지원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박주민 후보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고용보험 확대 적용 방안을 내놓았다.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민주노총 불참에 아쉬움을 표명하면서도 사회적 대화 자체 의미를 인정했다. 앞으로 사회적 대화 방향에 대해 이낙연 후보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심 노사정 협력, 김부겸 후보는 정부를 비롯한 사회적 합의 이행, 박주민 후보는 정치권이 사회적 대화 전면에 나설 것을 각각 강조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양극화 해소 질문에 이낙연 후보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크게 보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김부겸 후보는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민 후보는 “불로소득 징세원칙으로 마련한 세원으로 노동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제시했다.

◇‘ILO 기본협약’ 비준 시기 두고 입장차=기본소득·전 국민 고용보험·상병수당 등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한 입장에서도 세 후보 간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낙연 후보는 “기본소득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상병수당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부겸 후보는 “전 국민 고용보험을 조속히 실시하고, 그 토대 위에서 기본소득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주민 후보는 “기본소득 점진적 검토” “전 국민 고용보험·건강보험 통한 상병수당 도입”을 내놓았다.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과 노사 입장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낙연 후보는 “결국 비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는 “올해 안에 비준을 완료하겠다”며 “해당 조항이 협약비준과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는 “비준해야 한다”며 “(국내법으로) 국제규범을 약화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 공동협약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이행을 약속하되 방법론에서는 차별성을 보였다.

◇한국노총 권리당원·대의원 누구 선택할까=노동계에서 꼽은 이번 당대표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노동부문 최고위원’ 유지 여부다. 김부겸·박주민 후보는 “노동부문 최고위원을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김 후보는 “전국노동위 활성화와 노동국 역할 강화”를, 박 후보는 “노동특보 신설”을 덧붙였다. 이낙연 후보는 “노동 목소리가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면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동공약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에 김부겸 후보는 노동이사제·노동회의소 도입, 산별교섭체계 확립 등 모두 10대 공약을 제출했다. 박주민 후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노동이사제 도입 등 5대 공약을 내놓았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세 후보의 답변은 앞으로 금융노조를 비롯한 한국노총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국노동위는 당 조직이란 점에서 공식적인 지지후보를 공표하지는 않지만 이번 답변서를 분석해 노동계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전국노동위 관계자는 “각 후보들의 노동공약을 통해 친노동 당직 후보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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